"AI·빅데이터 결합한 헬스케어…의료비 부담 확 낮출 것"

입력 2019-12-11 17:38   수정 2019-12-12 01:27

“고령화가 빨라지면서 막대한 의료비 지출이 사회 문제로 떠오를 겁니다. 이에 대비하려면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서비스를 통해 건강을 관리하고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환경을 빨리 구축해야 합니다.”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사진)은 11일 현 상황을 “위기이자 기회”라고 진단했다. 1997년 유전체 분석기업인 마크로젠을 창업한 국내 바이오 1세대 기업인인 서 회장은 2009년부터 한국바이오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국내 바이오헬스업계의 원로다.

서 회장은 “올해 기준 노인인구가 전체의 14.9%를 차지할 정도로 고령화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다”며 “건강보험 재정은 머지않아 적자를 낼 텐데 이 문제를 풀려면 의료비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비를 낮출 대안으로 정보기술을 활용한 헬스케어서비스를 꼽았다. 서 회장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유전체 검사 등을 결합한 헬스케어서비스로 건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해진다”며 “바이오헬스산업의 흐름이 제약, 의료기기 등 제조업에서 서비스로 옮겨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이 헬스케어 분야에 경쟁력이 있지만 이대로 가면 기회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게 서 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한국은 서양의학을 완벽하게 습득했을 뿐 아니라 뛰어난 정보기술, 가장 큰 시장인 아시아에 대한 접근성 등을 갖추고 있다”면서도 “보수적인 의사와 약사, 병원 등의 기득권에 혁신이 가로막혀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다양한 의견을 잘 조율해 산업을 전체적으로 잘 이끌어가야 하는데 잘 못하고 있다”며 “기업이 그것을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어 해외로 나가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정부, 기업, 의사, 환자 등 바이오헬스산업의 이해관계자 간 신뢰관계가 쌓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도 2000년대 초에는 유전자 검사가 정확하지 않다는 조사가 나오면서 식품의약국(FDA)이 소비자 의뢰 유전자검사(DTC) 항목을 제한했었다”며 “민관이 잘 소통한 끝에 2017년 일부 항목을 확대 허용하면서 지금까지 1700만 명이 유전자 검사를 받았다”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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