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시간 근로자' 38만명 늘어 역대 최대 증가했지만…3040은 '취업 한파'

입력 2019-12-11 17:30   수정 2019-12-12 01:31


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33만 명 이상 늘어 넉 달 연속 30만 명대 증가세를 기록했다. 근무시간이 주당 17시간 이하인 ‘초단시간 근로자’가 38만 명 넘게 늘어 역대 최고 증가폭을 기록한 반면 주 36시간 이상 근로자는 28만9000명 감소했다. 하루 평균 근무시간이 3시간 정도밖에 안 되는 초단시간 근로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급조한 노인 단기 일자리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인 일자리가 늘린 초단시간 근로자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2019년 11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51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33만1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증가폭은 8월(45만2000명), 9월(34만8000명), 10월(41만9000명)에 이어 넉 달 연속 30만 명대 이상을 기록했다.

산업별로 보면 정부 재정이 많이 투입되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 13만5000명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반면 국내 주력산업인 제조업 취업자는 2만6000명 감소해 20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취업시간대별로는 주당 근무시간이 36시간 이상인 취업자가 2198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8만9000명 줄었다.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524만8000명으로 63만6000명 늘었다.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 중 주 1~17시간 취업자가 38만6000명 늘었다. 지난달 초단시간 취업자 수 증가폭은 1982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뒤 11월 기준으로 가장 컸다. 기준을 11월이 아니라 전체 달로 넓혀도 지난 11월보다 초단시간 취업자가 많이 늘어난 것은 2011년 9월(134만6000명)뿐이었다. 하지만 이때는 추석연휴 때문에 근무일이 3일에 불과한 주에 통계 조사를 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지금은 근무일이 3일밖에 되지 않으면 조사 주간을 옮긴다”며 “2011년 9월 통계는 인용하기가 부적절하다”고 했다. 사실상 지난달에 주 1~17시간 취업자가 역대 최대로 증가했다는 의미다.

정 과장은 “주 1~17시간 취업자는 임시직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구조적으로 노인 일자리가 포함될 수 있다”며 “산업별로 보면 노인 일자리가 많은 공공행정이나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등에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40대 고용률 22개월 연속 하락

지난달 취업자 증가폭을 연령별로 분류하면 60세 이상에서 40만8000명, 20대에서 7만 명, 50대에서 6만5000명 늘었다. 60대 이상 취업자 수는 지난 10월(41만7000명)에 이어 두 달 연속 40만 명대 증가했다. 1982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60대 이상 취업자 수가 40만 명 이상 늘어난 것은 올해 10월과 11월이 유일하다.

반면 40대에서는 취업자 수가 17만9000명, 30대에서는 2만6000명 줄었다. 30대와 40대 취업자 수는 24개월 연속 동반 감소했다.

40대 고용률은 78.4%로 전년 동월 대비 1.1%포인트 하락했다. 40대 고용률이 1.0%포인트 넘게 내려간 것은 2009년 12월(-1.1%포인트), 1999년 3월(-1.9%포인트), 1998년 2월(-3.0%포인트), 1998년 1월(-3.1%포인트)뿐이었다. 모두 외환위기(1997년)와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직후였다. 40대 고용률은 2018년 2월부터 22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7년 5월~1999년 5월(25개월) 후 최장이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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