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은행에서 파생상품이 섞여 원금손실 가능성이 20%를 넘는 고난도 사모 금융상품은 판매할 수 없게 된다. 주가연계신탁(ELT)은 예외를 허용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원금 손실 가능성이 크고 구조가 복잡한 '고난도 금융상품'의 은행 신탁 판매를 금지한 방침을 일부 수정했다고 밝혔다. 기초자산이 주가지수고, 공모로 발행됐을 경우에는 판매를 허용한다.
다만 기초자산인 주가지수는 5개 대표지수(KOSPI200, S&P500, Eurostoxx50, HSCEI, NIKKEI225)로만 한정하기로 했다. 특히 원금 손실 가능성이 20% 넘는 '고난도 금융상품'의 기준을 상품구조의 복잡성, 투자금의 최대손실 가능액, 거래소 상장 여부에 둘 방침이다.
금융위는 지난달 은행과 보험사 등에서 판매가 제한되는 사모펀드를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으로 정했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처럼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를 지녔으면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면 고난도 상품이라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명확한 기준을 내놓지 않아 시장 혼란이 생길 것이란 반발이 나왔다.
금융위는 이날 고난도 금융상품에 대해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했다. 원금의 20% 이상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을 고난도 금융상품으로 정했다. 다만 기관투자자간 거래 및 거래소에 상장된 상품은 제외했다.
이같은 기준에도 금융회사가 고난도 금융상품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금융투자협회와 금융위원회에 그 판단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투자자성향 분류의 유효기간은 최신성 확보를 위해 당초 발표안(1~3년)보다 줄어든 '1~2년'으로 변경했다. 또 양매도 ETN 등 원금손실 가능성이 높은 초고위험 상품을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판매하는 행위 등은 엄정 제재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증권사 등이 설계해 판매는 은행이 하는 OEM펀드는 펀드 판매사와 운용사간 허용된 업무협의의 범위를 구체화했다. 펀드 설정, 운용 등과 관계없는 펀드 판매동향 등 일반적 수준의 정보를 판매사와 교류할 경우는 OEM펀드로 보지 않는 것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파생결합증권(ELS·DLS 등) 판매액 규모는 74조9622억원이다. 이 가운데 57.2%인 42조8617억원이 은행에서 팔렸다.
이번 방침에 따라 앞으로 은행에서 판매가 제한되는 원금 비보장형 사모 상품의 규모는 27조6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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