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차별하는 인도 화약고 되나

입력 2019-12-12 15:32   수정 2019-12-12 15:33

무슬림(이슬람 신자)이 아닌 불법이민자에게만 시민권을 주는 인도 시민권법이 인도 내 무슬림의 반발 속에 상원을 통과했다.
12일(현지시간) NDTV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인도 상원은 11일 '반무슬림법'이라는 지적을 받는 시민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지난 10일 하원 의결을 거친 데 이어 상원 승인을 받음에 따라 공식 발효된다.
개정안은 인도의 이웃 나라인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3개국 출신 불법이민자이면서 힌두교, 시크교, 불교, 기독교 등을 믿는 이들에게 시민권을 주도록 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개정안이 상원을 통과한 직후 "이 법은 수년간 박해를 겪은 많은 이들의 고통을 경감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과 소수집단 등은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야당인 인도국민회의 등은 이 개정안이 모든 종교를 공평하게 대한다는 인도의 헌법 이념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이 법에 이슬람교도가 빠져 있어 이미 인도에 정착해 살아온 무슬림 불법이민자들이 곤경에 처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무슬림 사회는 이 개정안이 '종교 차별법', '인종 청소 도구'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 아삼, 트리푸라 등 방글라데시와 국경이 맞닿은 동북부 지역 주민들은 개정안으로 인해 불법이민자들이 더 유입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반대 시위를 지속하고 있으며, 시위가 격렬해지자 인도 정부는 군대를 보내 진압에 나섰다.
모디 정부는 지난 5월 총선 승리 이후 이같은 힌두민족주의 성향을 강화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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