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마니아들에게 날씨는 큰 변수가 아니다. 웬만큼 많은 비가 오거나 춥지 않은 한 쉽사리 라운드를 포기하지 않는다. 비가 오면 우비를 입고 추운 날씨로 그린이 얼어 있으면 “두 클럽 정도 짧게 치면 된다”는 이들이다. 한겨울에도 좀 더 골프 치기 좋은 조건의 골프장을 찾아 전국을 누비기 일쑤다. 골프를 쉬지 않는 이런 마니아들을 겨냥해 전국적으로 매년 60개 안팎의 골프장들이 문을 닫지 않는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 관계자는 “올겨울도 지난겨울과 마찬가지로 전국 60곳가량의 골프장들이 겨울에도 휴장 없이 운영한다”며 “일정 기간만 휴장하거나 주중에는 휴장하고 주말에만 개장하는 등 골프장마다 다양한 운영 및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귀띔했다.
라온CC, 한지형 잔디 파종
제주 한경면에 있는 대중제 골프장 라온CC는 겨울에도 문을 닫지 않는 제주도 소재 골프장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겨울 골퍼들을 겨냥해 한지형 잔디를 새로 파종했다. 스톤·레이크·파인코스 등 27홀의 페어웨이를 기존 켄터키블루그라스에서 라이그라스로 모두 바꿨다.
라온CC 관계자는 “켄터키블루그라스도 한지형 잔디이지만 겨울에는 초록색의 짙음이 아무래도 약간은 엷어진다”며 “11월부터 4월까지 생육이 가장 좋은 한지형 잔디 라이그라스로 페어웨이 잔디를 완전히 바꾼 게 자리 잡아 페어웨이와 그린 모두 최고의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6일부터 겨울 골퍼들을 위해 종전 대비 그린피도 1인당 1만원 씩 내렸다”고 덧붙였다.
골프장이 해발 120m가량에 위치해 산간 지역에 있는 골프장보다 겨울철 온도가 3~4도 안팎 낮다는 평가다. 눈과 비도 거의 오지 않는다는 게 골프장 측 설명이다.
골프장 내 골프텔이 있을 뿐 아니라 차로 10분 거리엔 더마파크가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도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더마파크는 승마 코스, 카트 체험장, 공연 등의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말을 모티브로 한 전문 기마 공연단의 공연 ‘위대한 정복자 광개토대왕’은 2월 말까지 하루 3회씩 진행된다.
천혜의 경관 자랑하는 아난티 남해CC
경남 남해에 있는 아난티 남해CC는 18홀로 구성된 골프장이다. 대부분 산악 지형에 위치한 육지 안 여느 골프장들과 달리 해안을 중심으로 골프코스가 형성된 게 특징이다. 11개홀은 바다를 조망하고 7개홀은 바다에 접해 있다. 이 중에서도 4개홀은 바다를 가로질러 샷을 날리는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온화한 해양성 기후 덕분에 4계절 내내 골프를 즐길 수 있다는 게 골프장 측 설명이다.
아난티 남해CC 관계자는 “라운드 내내 드넓은 바다와 푸른 산을 두루 만끽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골프장”이라며 “4계절 내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한국 최초의 ‘시사이드’(seaside) 골프장”이라고 말했다.
바다와 산, 골프코스가 어우러져 있어 골프는 물론 휴식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 골프코스가 시작되는 지점과 끝나는 지점에는 남해 바다와 골프코스를 골고루 조망할 수 있는 ‘티하우스’도 자리하고 있다. 골프장에서 접하기 힘든 서점과 라이프스타일숍, 레스토랑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 ‘이터널 저니’도 골퍼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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