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발낙지·삭힌 홍어·꽃게…관광객 몰고온 '목포의 맛'

입력 2019-12-13 17:09   수정 2019-12-14 00:38

지난달 30일 전남 목포시 죽교동. 북항 인근 언덕에는 지난 9월 개장한 해상 케이블카를 타기 위한 관광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길게는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데도 관광객 행렬은 계속됐다. 15~20분 정도 걸려 도착한 고하도를 방문한 뒤 관광객의 발길은 목포의 해산물 맛집으로 이어졌다.

항구도시 목포가 최근 여행객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목포시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500만 명이 목포를 찾았다. 지난해 1년간의 방문객 수 388만 명을 훨씬 넘어섰다. 시 관계자는 “10월까지의 기준으로 관광객 수가 124% 증가했다”고 말했다.

관광객 증가의 첫 번째 이유로 꼽히는 게 음식이다. 목포는 과거부터 각종 해산물의 집산지였다. 세발낙지부터 병어 등 다양한 생선, 꽃게와 삭힌 홍어 등이 모두 목포의 주산물이다. 다산 정약용의 형인 정약전 선생은 목포 인근 흑산도에서 유배생활을 할 때 어류 관련 문헌인 ‘자산어보’를 썼는데 이 책에도 낙지, 꽃게 등 이 지역의 수산자원이 풍부하다는 점이 기록돼 있다.

목포시는 이 같은 전통과 특성을 살려 올 4월 목포를 ‘맛의 도시’로 조성하겠다는 선포식을 열었다. 낙지, 홍어삼합, 민어회, 꽃게무침, 갈치조림, 병어회, 준치무침, 아구탕, 우럭간국 등을 ‘목포9미’로 선정했다.

목포시는 맛의 도시 선포 이후 음식점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11월 관광객 2265명을 대상으로 음식점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방문객의 80.7%가 맛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했다. 시 관계자는 “내년에는 관광과 내에 ‘맛의도시팀’을 신설해 대대적인 관광객 유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9미에는 선정되지 않았지만 신안과 목포의 섬 사이 갯벌에서 양식되는 돌김도 목포의 자랑거리다. 목포에서는 바다에 부표를 띄워 김을 키우는 부유식 양식 대신 갯벌에 장대를 여러 개 박아 김이 밀물 때는 바다에 잠기고, 썰물 때는 바다 위로 드러나 햇빛을 받도록 하는 지주식 양식을 한다.

엄송일 목포지주 김양식 영어조합법인 대표는 “돌김은 11월 한 달만 생산되는데, 일반 김에 비해 세 배 이상 높은 가격을 받을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근대유적과 해상케이블카도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되고 있다. 목포는 조선 말기까지 무안현에 딸린 작은 포구에 불과했지만 1897년 개항된 뒤 일제강점기 내내 식민지 거점 도시로 이용되면서 급속히 성장했다. 시내에 남아 있는 일본식 가옥, 현재는 시립도서관으로 쓰이고 있는 서양식 건물 등은 모두 이 시기에 건립된 것이다.

목포 해상케이블카는 총 길이 3.23㎞로 국내에서 가장 긴 해상케이블카다. 목포시에 따르면 9월 개장한 뒤 하루에 5000~1만 명이 케이블카를 이용하고 있다. 누적 이용객 수는 45만 명을 넘었다. 목포=FARM 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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