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탁 핀크 대표(사진)는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은행 계좌를 연결하는 오픈뱅킹이 핀테크(금융기술) 업체에 도입되면 핀크는 100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하나금융그룹(지분율 51%)과 SK텔레콤(49%)의 합작사로 2016년 출범한 핀크는 간편송금, 자산관리 등 비(非)대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업체다. 현재 앱(응용프로그램) 사용자 수는 약 250만 명. 출범할 때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이 결합한 회사라는 점에서 각광받았다.
하지만 토스와 카카오페이 등 대형사만큼은 성장하지 못했다. 권 대표는 “하나금융 출자 기업이라 다른 시중은행이 계좌 연결을 꺼린 게 약점으로 작용했다”고 했다. 계좌 연결이 안 된 신한·국민·우리은행 고객이 핀크를 활용할 유인이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오는 18일 핀테크 업체에도 오픈뱅킹이 도입되면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나은행의 대출 및 예금 시장 점유율(20% 안팎)의 3~4배 규모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권 대표는 “내년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이 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권 대표는 “첫 번째 승부수로 모든 은행 계좌와 자유롭게 연동이 가능한 체크카드를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은행계 카드사들은 모(母)은행의 요구불계좌 고객을 모으기 위해 체크카드 영업을 했다. 권 대표는 “가령 신한카드의 체크카드를 국민은행 계좌와 연결시키는 데는 제한이 많았다”고 했다. 오픈뱅킹을 도입한 핀테크사가 ‘다리’를 놔 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제할 때 핀크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간 뒤 은행 계좌에서 핀크로 충전되는 방식이다. 권 대표는 “조만간 신한카드와 손잡고 핀크 전용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형태의 ‘핀크체크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권 대표는 “시중은행과 연계한 ‘PLA(상업자 표시 계좌)’도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는 “핀크 이름을 앞세운 자유입출금 계좌에 연 1%대 금리를 준다면 금융소비자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고객군을 확보하길 원하는 지방은행, 특수목적은행과 협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주사인 하나금융의 리스크 관리 역량과 SK텔레콤의 기술력을 합치면 ‘새로운 개념의 금융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게 권 대표 계산이다. 그는 “22종의 SK텔레콤 통신자료를 기반으로 만든 대안신용평가 지수인 ‘T스코어’가 그런 대표적인 예”라며 “금융이력이 부족한 소비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출신인 권 대표는 하나금융과 SK의 합작사인 ‘하나SK카드(현 하나카드)’에서 일했다. 핀크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고, 지난 7월 대표에 선임됐다.
송영찬/김대훈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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