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내년 11월부터 항공권을 구매할 때 항공 운임의 20% 내에서 마일리지를 사용해 결제할 수 있는 '마일리지 복합결제'를 시범 도입한다.
항공 운임이 100만원일 경우 최대 20만원은 마일리지로 결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보너스 항공권 구매 시에는 '지역'이 아닌 '탑승 운항 거리'에 따라 마일리지가 공제되게 바뀐다.
대한항공은 13일 마일리지 복합결제의 시범 도입을 포함한 스카이패스 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고객은 항공권 구매 시 유류할증료와 세금을 제외한 항공 운임의 20% 이내의 금액을 마일리지로 결제할 수 있게 된다. 복합결제의 마일리지 최소 이용 한도는 500마일이다. 복합결제 시 마일리지 공제 규모는 시즌·수요·노선··예약상황 등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복합결제는 대한항공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을 이용해 항공권을 원화로 구매할 경우 이용 가능하다.
마일리지 복합결제는 해외 항공사 중에서는 델타항공, 루프트한자, 싱가포르항공, 에미레이트항공, 영국항공 등이 운영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다른 해외 항공사의 복합결제와 비교해도 유리하다"며 "해외항공사들은 특정 등급 이상의 회원에게만 복합결제 자격을 부여하거나 특정 국가에서만 사용할 때 가능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복합결제에 사용된 마일리지 양에 관계없이 예약 등급에 따라 마일리지도 적립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마일리지 복합결제 등 개편안 추진에 따른 결과다. 항공사가 지정한 마일리지용 좌석만 마일리지로 항공권 구입이 가능해 소비자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사전 준비를 거쳐 2020년 11월 복합결제를 시작하고, 2022년 말까지 시범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후에는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탑승 마일리지 적립률도 항공권 운임 수준에 맞춰 변경했다.
일등석과 프레스티지석은 적립률을 최대 300%까지로 크게 높였다. 반면 일반석 운임 중 여행사 프로모션과 판촉 등으로 할인이 적용되는 등급의 적립률은 최하 25%까지로 낮췄다. 일반석 운임 중 6개 예약 클래스는 현행 적립률 100%를 유지했다.
보너스 항공권과 좌석 승급 마일리지 공제 기준도 '지역'에서 '운항 거리'로 변경한다. 마일리지 적립률 및 공제량 변경 적용 시기는 2021년 4월부터다.
현재는 국내선 1개와 동북아, 동남아, 서남아, 미주·구주·대양주 등 4개 국제선 지역별로 마일리지를 공제했다. 앞으로는 운항 거리에 비례해 국내선 1개와 국제선 10개로 기준을 세분화해 마일리지 공제량을 다르게 한다.
보너스 항공권 사례로 인천~일본 후쿠오카 노선은 평수기 편도 기준 종전 1만5000마일에서 1만마일로 공제율이 낮아진다. 미주 지역으로 분류돼 3만5000마일이 공제되는 하와이는 3만2500마일로 줄어든다.
동남아 노선 중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싱가포르는 2만마일에서 2만2500마일로 공제율이 늘어난다. 프랑스 파리도 3만5000마일에서 4만마일로 변경된다.
우수회원 '모닝캄' 회원의 진입 문턱도 2022년 1월부터 낮추기로 했다.
우선 전년도 탑승 실적을 연 단위로 계산해 1년간 우수 회원 자격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우수회원 등급을 실버·골드·플래티넘·다이아몬드로 나눠 해당 조건에 맞춰 자격을 주기로 했다.
현재는 모닝캄 회원이 되려면 대한항공 탑승 마일리지가 5만마일이거나 국제선 탑승 횟수 40회 또는 대한항공 탑승 3만마일 이상이면서 제휴사 이용 실적 합산 5만 마일의 조건이 필요했다.
새 제도가 도입되면 실버 등급의 경우 1년간 '1만마일 또는 10회'로 진입장벽이 낮아지게 된다.
추가 혜택도 만들었다. 우수 회원에게는 탑승 마일리지가 추가 적립되는 '엘리트(Elite) 마일'을 신설하는 등 신규 혜택을 준비했다.
대한항공 측은 "제도 변경에 따라 기존 회원들의 혜택이 축소되지 않도록 했다"며 "평생 회원인 ‘모닝캄 프리미엄’, ‘밀리언 마일러’ 회원은 제도 변경 후 각각 골드와 플래티넘으로 변경된 후 평생 회원 자격을 유지하며 혜택을 계속 누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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