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중 사드 갈등, 중국이 억지 그만 부리면 해결된다

입력 2019-12-13 17:59   수정 2019-12-14 00:02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가 12일 “시진핑 주석의 내년 상반기 한국 방문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를 양국이 적절히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사드와 관련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면 보복을 중단하고 시 주석의 방한도 성사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드 보복은 아직 ‘진행형’이다.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활동을 막는 ‘한한령’이 그대로이고, 자국인들의 한국 단체관광을 제한하는 조치도 여전하다. 사드 보복은 처음부터 중국의 억지에서 시작됐다. 사드를 경북 성주기지에 배치한 것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자위적 조치임을 중국이 모르지 않을 것이다. 중국이 북한의 핵개발을 막았다면 사드가 필요치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중국의 책임이 없지 않다.

그런데도 중국은 우리 정부로부터 ‘3불 약속’까지 받아냈다. ‘사드를 추가배치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방어 체계에 가입하지 않으며, 한·미·일 안보협력이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굴종적’이라는 비판에도 이런 약속을 했는데 계속 사드를 걸고 넘어지는 것은 오만방자할 따름이다.

중국과 미국 틈바구니에 낀 정부는 일반 환경영향평가가 끝나지 않았다는 핑계로 사드를 ‘임시 배치’ 상태로 방치하고 있다. 일부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발 역시 정부가 망설이는 이유다. 하지만 사드 배치는 국가 안위가 걸린 문제다. 북한의 비핵화는 ‘쇼’였음이 드러났다. 북한이 개발한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사드를 무력화할 수도 있다고 한다. 서둘러 사드 배치를 마무리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 배치도 검토해야 한다.

중국에는 사드가 왜 필요한지를 분명히 설명하고 ‘3불 약속’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단호한 입장을 보여야 중국의 억지 주장이 수그러들고 사드 보복도 해결의 길이 열린다. 지금처럼 저자세로 일관하는 한 계속 중국에 끌려다닐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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