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스랩 소진영 대표, “불의의 사고 경험이 창업 밑거름 됐죠”

입력 2019-12-13 16:36   수정 2019-12-16 16:21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갑작스러운 위기 앞에서 당황하기 마련이며, 특히 그 위기가 신체에 이상이 발생한 경우라면 일상생활이 송두리째 변화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시도를 하기에 앞서 좌절하게 된다. 하지만 이를 극복해 냈을 때의 성취감이란 그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만성상처질환 환자들을 위한 의료기기 업체 ‘제로스랩’의 창업주인 소진영 대표는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창업을 이뤄낸 인물이다.

제로스랩의 창업 계기에 대해 소 대표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주관하는 국내 최대의 논문 공모전에서 1차와 2차를 합격하고, 3차 발표 심사를 준비하던 과정에서 떠난 가족여행에서 다리에 상처를 입게 되었고, 끝내 이 상처로 인해 탈락하게 되었다”고 회상했다.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되며 고름과 진물이 계속 발생하면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다리가 퉁퉁 붓게 되었던 것.

꿈도 뒤로 한 채 강력한 항생제의 지속적인 복용과 괴사 조직을 제거하며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던 소 대표는 만성상처질환을 치료하는 외치적인 치료 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괴사한 조직을 제거하고 드레싱하는 외에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일까’. 이런 고민을 계기로 소대표는 제로스랩 창업 아이디어를 얻게 됐다. 이하 일문일답을 통해 그의 창업 스토리를 들어보자.

Q. 주식회사 ‘제로스랩’ 창업을 결심한 이유와, 회사 이름이 지닌 의미는?
다리를 다친 이후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운이 좋게 상처가 완치됐다. 그 과정에서 박사과정 연구 주제를 만성상처 치료 관련한 내용으로 골자를 잡았다. 만성상처질환을 치료하는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본인이 겪었기 때문에, 노인분들의 욕창이나 당뇨병 환자들의 족부궤양과 같은 만성상처질환을 겪는 분들의 아픔을 이해할 수가 있었다. 나도 그랬듯 이러한 분들도 마찬가지로 괴사 조직 제거와 드레싱 외에 다른 치료 방법이 없을지 간절히 원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석박사 과정 동안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만성상처질환을 치료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

Q. ‘제로스랩’ 회사 이름이 특이한데,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는 것인가?
제로스랩은 ‘ZEROS’와 ‘LAB’단어를 합친 복합적인 의미를 지닌다. 세상의 모든 불편함을 제로로 만들고자 한다는 뜻으로, 제로스랩의 모든 고객들이 지닌 고통이 제로가 되기를 바라는 진심이 담겨있는 사명이다.

Q. ‘제로스랩’ 창업 과정 중 어려웠던 부분과,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머리로 생각만 하던 아이디어를 실제로 형상화시킨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몸소 체험하게 됐다. 비용부터 개발, 그에 따른 효능 검증까지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결과를 도출해 내야 했기에 창업이 처음인 나에게는 너무 힘든 과정이었다. 하지만 만성질환치료에 뜻이 같은 정부 기관과 대학 병원의 자문과 도움을 받게 되며 한 단계씩 나아갈 수 있었다. 중소기업벤처부, 보건산업진흥원, 서울특별시, 양산 부산대학병원 등 환자들의 고통을 없애고자 하는 한뜻을 지닌 기관으로부터 지원을 받으며 준비하게 됐고, 그 결과 제로스랩이 탄생하게 됐다.

Q. 앞으로 ‘제로스랩’을 어떻게 경영해 나갈 것인지 향후 방향과 목표는?
단기적으로는 CE, FDA 인증을 받으며 제로스랩의 기술력을 인정받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환자분들에게 제로스랩이 인정을 받으면서 국내외 매출 확대로 이어지고, 주목받는 강소형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최종적인 목표는 창업을 결심하며 시작한 초심을 잃지 않고, 나와 같은 고통을 겪었고 또한 겪고 있는 많은 만성질환치료 환자분들의 고통이 ‘제로’에 수렴하는 것이다.

제로스랩의 소진영 대표가 그러했듯 위기는 때로는 사람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법이다. 뜻하지 않은 위기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제로스랩의 기술이 더 단단해지는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길 기대해본다.

경규민 한경닷컴 기자 gyu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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