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주역, VC 수장…투자업계 '거센 女風'

입력 2019-12-15 17:20   수정 2019-12-17 14:25

사모펀드(PEF) 운용사 유니슨캐피탈은 지난 8월 미국계 PEF 운용사인 TA어소시에이츠에 공차코리아 지분 100%를 3500억원에 넘겼다. 이를 통해 투자 원금(600억원) 대비 여섯 배가량의 수익을 올렸다. 이 거래를 진두지휘한 신선화 유니슨캐피탈 파트너는 맥킨지, 골드만삭스를 거쳐 2014년 유니슨캐피탈에 합류했다.


국내 PEF업계에 여풍(女風)이 불고 있다. PEF업계는 몇 년 전만 해도 여성 운용역의 존재조차 찾아보기 힘든 곳이었다. 하지만 최근 여성 인력들이 굵직한 거래의 주역으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

베어링 PEA에서 2인자로 자리매김한 연다예 상무도 여풍의 핵으로 꼽힌다. 연 상무는 2013년 로젠택배 인수, 2016년 한라시멘트 인수 및 매각, 올해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 저축은행 인수 등을 주도했다. 베어링 PEA 합류 전에는 모건스탠리에서 투자은행(IB) 뱅커로 활약했다.

IMM PE에는 김유진 상무가 있다. 그는 2013년 IMM PE가 할리스 커피를 인수할 당시 투자 대상 발굴부터 인수까지 전 과정을 총괄했다. 현재는 할리스 대표를 맡아 직접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웰투씨인베스트먼트에서 아주캐피탈, 두산엔진 등 거래 전반을 총괄한 이남령 전무, 맥쿼리 PE에서 그린에너지 인수 작업 등을 이끈 이수진 전무, 유니슨캐피탈에서 신 파트너와 함께 공차, 구르메 F&B 투자 실무를 담당한 홍희주 상무, 글로벌 IB 뱅커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쿠팡과 봉봉에서 재무 책임자를 거쳐 최근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에 합류한 박은준 상무 등도 업계에서 활약하는 여걸들이다.

뷰티, 식음료 등 소비재, 콘텐츠,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로 투자가 활발해진 게 여성 운용역들이 늘어난 배경으로 꼽힌다. IB업계 관계자는 “여성 운용역들은 재무제표나 산업 전반을 분석하는 데 강점을 보인다”고 말했다.

벤처캐피털(VC)업계에도 우먼파워가 거세다.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는 인터넷과 모바일 분야의 초기 기업 발굴에 선구안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신영 H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1세대 여성 VC 심사역 출신이다. SBI인베스트먼트, 대성창업투자를 거쳐 지난해부터 HB인베스트먼트 지휘봉을 잡았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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