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은 권오갑·황창규…'스마트 조선소' 큰그림 그리다

입력 2019-12-16 17:49   수정 2019-12-17 01:38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이 황창규 KT 회장과 손잡고 ‘스마트조선소’를 만들기로 했다. 권 회장은 “5세대(5G) 이동통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조선소는 조선업이 오랜 불황에서 벗어나 다시 도약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16일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5G 기반 스마트조선소 구축 현황’을 점검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황 회장, 한영석·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 등 양사 최고경영진이 참석했다. 경영진은 이날 서울 여의도 면적의 약 1.5배에 이르는 조선소 곳곳을 방문해 사업현황을 점검했다.

경영진은 먼저 선박 건조 현장에 설치된 5G 키오스크(무인 단말기)에서 대용량 3차원(3D) 설계 도면을 내려받는 모습을 확인했다. 현대중공업은 과거 수십 분이 소요되던 도면의 다운로드 시간을 5G를 이용해 수분 이내로 단축했다. 5G 기술의 활용도가 높아지면 선박 건조에 소요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5G 기술은 조선소의 안전도도 개선시켰다. 경영진은 현대중공업 통합관제센터에서 안전요원들이 ‘360도 웨어러블(입을 수 있는) 넥밴드’를 착용하고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도 확인했다. 담당자는 최근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기기를 활용해 구조했던 사례를 설명하면서 당시 영상을 시연했다.

해상 통신망 개선 성과도 확인했다. KT는 수개월간 해양 네트워크 품질을 개선해 경주 감포항에서 포항 호미곶까지 해상통신 커버리지를 확보했다. 현대중공업은 해상통신 커버리지를 기반으로 선박 원격제어, 드론을 활용한 긴급의약품 수송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장 점검 이후 현대중공업지주 임원진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황 회장의 특별강연이 열렸다. 황 회장은 ‘5G와 KT의 혁신사례’를 주제로 삼성전자 재직 시절 반도체 개발 경험과 ‘황의 법칙’의 탄생 과정 등을 소개했다. 권 회장은 “조선업도 4차 산업혁명에서 예외가 아니다”며 “KT와 협력해 조선업의 혁신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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