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검찰청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이날 “조 전 장관이 오전 10시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오후 9시40분까지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중단 과정에 개입해 직권을 남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조 전 장관에게 감찰 중단을 결정한 배경과 청와대 ‘윗선’의 관여 여부 등을 집중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조 전 장관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비교적 상세히 진술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진술 내용과 추가 조사 일정은 공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조 전 장관은 본인과 가족 비리 관련 수사에선 “일일이 해명하는 게 구차하다”며 묵비권을 행사했다. 하지만 앞서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이 조 전 장관 지시로 감찰을 중단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자 태도를 바꿨다. 계속 침묵할 경우 모든 책임을 떠안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은 앞서 박 전 비서관, 백 전 비서관 등과 상의해 유 전 부시장 감찰 중단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조 전 장관을 최소 한 차례 이상 더 불러 조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청와대의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이날 김기현 전 울산시장을 이틀 연속 불러 조사했다. 김 전 시장은 검찰청에 출석하기 전 “하명수사는 없었다”는 청와대 입장에 대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검찰은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당시 울산경찰청장) 밑에서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의혹을 수사했던 울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 정모씨도 이날 소환했다. 황 청장 소환도 조만간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주현/이인혁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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