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의 알루미늄 표면처리(코팅) 및 반도체 장비 제조기업인 영광YKMC(대표 장관섭)는 지난해 세계 반도체 물량 공급 차질로 매출이 20% 이상 줄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미국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반도체 물량이 크게 줄어서다. 이 회사는 전체 매출의 80%를 미국에 수출한다. 미국을 통해 세계 시장에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는 구조상 타격이 불가피했다. 장 대표는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보니 세계 경제 상황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품질 경쟁력을 높이고 사업 영역을 다각화해 돌파구를 찾겠다”고 말했다.
영광YKMC는 올해 130억원을 투자해 아산디지털일반산업단지에 2공장을 신축하고, 120억원을 들여 항공기와 의료기기 표면처리 설비를 구축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고 15일 발표했다.
이 회사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용 진공 챔버를 국내 대기업과 미국 반도체 회사에 공급해 지난해 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주력 제품인 진공 챔버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웨이퍼를 만드는 핵심 장비다. 국내 진공 챔버 시장의 90% 이상을 공급한다. 2공장이 완공되면 월 생산량(160개)이 두 배 이상 증가한다.
이 회사는 양극산화(아노다이징) 공법을 통한 부식방지·내전압(전류차단)·경도강화 표면처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알루미늄 외에 마그네슘 제품 표면처리로 휴대폰·전자제품 케이스, 자동차부품, 장식품, 주방용품 등 100여 가지 제품을 생산한다. 올해는 티타늄 제품 표면처리를 통한 의료기기와 항공기부품, 산업용품 양산에도 나선다.
이 회사는 2013년 40억원을 들여 5축 가공설비를 갖췄다. 국내 최대 규모로 사각형 외에 원형 제품까지 절삭이 가능하다. 14t에 달하는 제품을 한 번에 담글 수 있는 대형 표면처리 전해조(탱크) 22대도 보유하고 있다. 지름 10m, 깊이 5m의 사각 형태 전해조로 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이 전해조에서 알루미늄 제품을 산화시켜 두께 40~50㎛(1㎛=100만분의 1m)의 피막을 입힌다. 정나겸 연구소장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최적의 온도와 시간, 전압을 적용해 오차범위(5㎛)를 넘지 않는 표면처리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30년간의 표면처리 기술 노하우를 담은 《금속표면처리와 아노다이징 실무》를 펴냈고 최근 전자책으로 만들어 업계에 관련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아산=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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