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위에서 굿샷…설원 낭만 '스노골프'

입력 2019-12-16 15:17   수정 2019-12-16 15:49


2000년 초반까지만 해도 ‘스키’로 정의되던 동계 스포츠. 하지만 이젠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패션 트렌드’만큼이나 겨울 스포츠의 유행도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국민소득 수준이 성장했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들의 요구가 반영되면서다. 설원 위 ‘대세’ 스포츠는 스노보드로 관심이 옮겨갔고 쇼트스키가 주목받으면서 다시 ‘스키 시대’의 시작을 알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옛말. 젊은 세대들의 개성은 이제 공간과 계절에 구애받지 않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철새족’에 인기 만점 실내 스포츠

실내 스포츠는 겨울에도 열기가 식지 않는다. 기술 등의 발전으로 스키는 물론 여름 스포츠도 한겨울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실내 서핑은 겨울에 할 수 있는 여름 스포츠다. 서핑은 2015년 5만여 명이던 인구가 올해 50만 명으로 급격히 늘어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는 종목이다. 이 같은 수요를 반영해 실내 서핑장 수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년 전 겨울에 개장한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기흥점의 ‘플로우 하우스’ 등이 대표적인 명소다.

눈 없이 즐기는 VR(가상현실) 동계 스포츠 시장도 생겨나고 있다. 서울 학동역 인근 어반슬로프 등이 알려진 VR 동계 스포츠 명소다. 선수들이 눈이 오지 않는 계절에 사용하는 연습 장비와 VR 기술을 응용해 현실감 넘치는 동계 스포츠를 실내에서 즐길 수 있다. 시뮬레이터를 통해 슬로프는 물론 코스 내 노면의 설질을 선택하는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았다. 또 수십 개의 센서가 스키를 타는 사람의 모든 동작을 분석해 스크린 화면과 동기화해 현실감이 남다르다. 실시간 라이딩 기록, 칼로리 소모량까지 확인이 가능한 것도 ‘VR 동계 스포츠’의 매력이다.

○새 시장 열 ‘변형 스포츠’

스키와 스노보드로 대변되던 겨울 스포츠는 이색스포츠로 영역을 점차 넓히고 있다. 최근 인기몰이를 한 암벽 등반의 ‘겨울 버전’인 빙벽 등반이 대표적이다.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고 위험성이 높아 ‘마니아 스포츠’로 분류되던 빙벽 등반은 최근 인공 빙벽장이 생겨나면서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 강원 인재 매바위 인공폭포 빙벽이나 원주시의 판대 아이스파크 등이 유명하다. 안전장치가 설치돼 있고 대부분 도로변 냇가에 자리하고 있어 초보자들에게도 접근성이 좋다.

겨울철 즐기는 ‘스노골프’도 알음알음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말 그대로 눈이 쌓인 설원에서 골프를 한다. 유럽에선 1700년대부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나 아르헨티나 등 해외에선 정규 대회가 열릴 정도로 대중화가 됐다. 국내에선 눈 내린 날에는 골프장이 휴장하는 경우가 많지만 적설량이 적은 날엔 이벤트 대회가 종종 열린다. ‘골죽골사 마니아’들에겐 기회다. 눈밭에서도 공을 쉽게 찾기 위해 형광색 볼을 사용하고 일반 정규 골프장보다 30% 정도 짧은 코스에서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몇 년간 스노골프가 시도됐다. 2013년 경기 가평 아난티클럽서울이 스노골프장을 개장해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한 스포츠 브랜드에선 스노골프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골프 부킹업계 관계자는 “골프가 대중화되면서 겨울철에도 골프를 즐기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스노골프장’이라는 이름으로 따로 골프장을 운영하진 않지만 비교적 잔디 관리에서 자유로운 퍼블릭 코스들이 눈이 쌓인 1월에도 골프장을 개장해 ‘한국형 스노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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