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이 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현실 정치에서 청년들의 목소리는 미미한 상황이다. 패스트트랙, 선거제도 개혁 등 각종 현안과 총선 전략들이 물밀 듯이 쏟아지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청년들의 목소리는 배제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경닷컴은 보수·진보, 좌·우 각 진영에서 미래 정치를 위해 뛰어든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도발적인 우파 청년들의 미래 설계(도.우.미)]와 [청년 진보들과의 기막힌 대담(청.진.기)]를 기획했다. 향후 각 진영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들과 대담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주에는 [도발적인 우파 청년들의 미래 설계(도.우.미) ②上 中 下]가 진행됐으며 이번주에는 [청년 진보들과의 기막힌 대담(청.진.기)②]가 연재된다.
지난 14일 진행된 청.진.기 2회차에는 첫 대담 자리와 마찬가지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청년위원장, 한민호 정의당 강서구위원회 지역위원장,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을 초대해 청년 진보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정치 현안과 청년 정치에 대해 들어봤다.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현재 국회 상황이 복잡하다. 선거법 관련한 이슈가 많이 나오고 있다. 현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좀 부탁드린다.
한 위원장(이하 한) "원안보다 비례성이 많이 낮아졌다. 민주당에서 오히려 비례성을 낮추려 하고 있다. 지금 논의되는 안이 정치개혁인가 싶다. 지난 총선과 별 다를 바 없는 안대로 만들어질 것이다. 민주당이 보다 과감함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4+1(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대안신당)'도 다 생각이 달라 보여서 안타깝다. 특히 캡(연동형 비례대표 의석 중 일부에만 연동을 한다는 내용)을 씌운다는 등 이렇게 할 것이 아니라 원안(225+75·100% 연동)대로 가는게 맞다고 본다"
신 위원장(이하 신) "저도 원안대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선거제도 개혁을 해야 민주당도 장기집권이 가능하다. 한국당이 저대로 남아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이대로 가면 핑퐁이 이어진다. 다당제가 만들어지면 집권을 하면서 협력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자리를 잡을 것이다. 국민들한테는 지금 있는 단순다수대표제, 병립형 자체가 불리한 제도다. 국회의원들에게 유리한 룰이라는 것이다. 국민들이 뽑는 대로 반영돼야 하는데 그런게 반영 안되는 것이 현재의 룰이다. 지금이라 원안대로 가야 할 것이다"
한 "촛불집회를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정치개혁을 염원하는 국민들도 많았다고 생각한다. 정치가 바뀌는 기본은 결국 선거법을 바꾸는 것이고 이를 통해 국회의 구성을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청와대보다 중요한 것이 국회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이 처음에는 당론으로 200대 100 이야기하다가 225대 75 이제는 250대 50까지 내려오지 않았는가. 촛불로 탄생한 정부가 이래서는 안 된다고 본다"
장 위원장(이하 장) "분명한 것은 교섭단체의 합의를 통해 모든 의사 일정이 이뤄진다. 3당 합의를 해서 짬짬이 처리를 할 수도 있지만 저희는 정치개혁을 하기 위해 비교섭단체 들과도 많은 상의를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원내정당만 8개가 있다. 이 중 3개 교섭단체와의 협상은 불가피한 것이다. 국회법상 교섭단체가 있는 상황에서 그들과 합의도 해야하고 저희는 4+1이라는 원내정당과의 합의도 해야하는 상황이다. 200대 100이 저희 당론이었던 적은 없다"
한 "공약 아니었는가"
신 "대통령 공약이었지 않은가"
장 "공약은 아니었다. 검토가 가능하다는 수준이었다. 의석을 늘릴 수 있다. 정도로만 대통령도 언급하셨다. 저희도 225대 75 안으로 여야 4당이 합의한 대로 갔으면 좋겠는데 현재 상황에서는 자유한국당이 막고 있기도 해서 부담스럽다. 전국적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민심을 고려해야 한다. 국민들의 의견도 탐탁지는 않다. 시뮬레이션을 다 돌려보면 유불리를 떠나서 캡을 씌어도(지난 총선 기준으로) 민주당은 7석에 새누리당 9석, 국민의당 26석, 정의당 9석 정도의 수치가 나온다. 캡이 없으면 정의당은 11석 정도다. 캡이 의미가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서 한국당과 합의를 하는 것이 우선순위다. 대의민주주의에서 국회가 중요한데 원내 교섭단체를 포함해서 원내 8개 정당 중에 3위부터 8위까지 한국당보다 의석이 안된다. 그런 상황에서 통과시키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정치적인 부담이 너무 크다. 모든 것을 민주당이 책임지라고 하는 시각은 옳지 않다고 본다. 반대하는 사람들을 압박해야지 않겠는가. 우리가 한국당과 합의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신 "그렇게하면 끝이니까"
장 "물론이다. 모든 다른 정당과는 끝일 것이다. 저희도 그 선택지는 유불리만 따졌을 때는 불리함을 감수하는 것이다. 저희는 사실상 비례 포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 "정의당을 견제하는 것 아닌가"
장 "정의당이 교섭단체 됐으면 좋겠다"
한 "캡 씌우면 안 될 것 같다"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지금 논의되고 있는 봉쇄조항 이야기도 선거제도 이야기와 함께 논의해보자. 비례대표 원내 진입을 정당 지지율 3%에서 5%로 올리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신 "그 이야기는 어떻게 나온 것인가"
장 "47석 기준으로 3%인데, 여러 가지 안을 놓고 보다가 최소한 원내정당은 5%가 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연동을 해주면서 군소정당들에 많은 의석수를 주되 진입장벽을 높이자 이런 논리다"
신 "잠시 이야기가 나왔다 수그러들었었는데 다시 나오는 것 아닌가"
한 "5%는 정말 쉽지 않을 것이다"
장 "정의당, 민중당, 노동당, 녹색당은 5% 넘기지 않겠는가. 어찌 됐건 의미 있는 것은 대한민국 선거 역사상 최초로 연동형을 만드는 것이다. 국민들은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 선거제도가 복잡해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캡을 씌우고 이러는 것들을 국민들은 이해 못 하신다. 비례를 폐지하자는 국민들도 있다. 그나마 정착이 됐는데 연동이 들어가고 석패율제 논의가 나오고 병립 이야기가 있고 선거제도가 복잡해질수록 국민들은 선거 공학이 가미된다고 느끼신다"
신 "연동형 자체는 어려운 선거제도가 아니다. 굉장히 쉽다. 그리고 오히려 직선제보다 명확할 수 있다. 비례로 20% 받으면 전체 국회가 20%를 받게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이게 준연동형으로 바뀌고 캡이 들어가면서 복잡해진 것이다. 원안은 단순하다. 민주당이 복잡해지는 것이 두려우면 원안대로 가면 되는 것이다. 봉쇄조항도 5%면 엄청난 것이다. 독일이 이 정도 수준인데 그 나라 같은 경우에는 지역별로 선거를 치른다. 전국전역에서 5%는 안 나와도 어떤 지역에서는 가능한 것이다. 그러면 의원 1명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전국명부인데 5%를 만들어내는 것은 절대 쉽지 않을 것이다. 다당제가 잘 실현된 나라에서는 보통 10개 정도의 정당들이 원내에 들어가 있다. 진입의 여부도 들쑥날쑥하다. 우리공화당이 내년 국회에 들어가도 제대로 일을 못 하면 다음 선거에서 국민들은 안 뽑게 된다. 잘하면 더 득세할 수도 있는 것이 선거법이다. 그런데 이를 제도의 입법자들이 미리 따지는 것은 민주주의를 위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장 "5%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다당제가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4~5당 체제가 맞다고 본다. 여러 가지 학자들 간의 의견이 있지만 10개 이상의 정당은 난립이라고 본다. 가치와 정체성을 갖고 있는 4당에서 5당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독일의 경우 연방제 국가이고 이원집정부제이기 때문에 우리의 사례와는 다르다고 본다. 제일 좋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을 떠나 합의하는 것 아니겠는가. 우리도 선거에서 승리하고 싶지만 어찌 됐건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룰을 왜 우리 맘대로 하느냐 이런 이야기가 있는데, 최대한 합의하고 싶어서 노력 중이다. 절대 한국당을 무시하고 진행할 수는 없다"
한 "지난 회차 때 한국당과 협상을 해야 한다고는 했는데 그들에게 가라는 게 아니고 그들을 우리 테이블로 데려오자는 취지였다. 그조차도 집권여당의 숙명이라고 본다. 비례대표제 운동이 사실 되게 오래됐다. 최태욱 한림대 교수 이런 분들은 10년 넘게 활동해왔다. 저도 그 포럼 활동을 함께 해왔다. 비례대표제로 가야한다고 이야기해보면 당시에는 20%만 찬성하고 그랬었다. 정당 간 비리의 온상으로도 많이 생각했었다"
장 "공천헌금으로 뽑는 것 아니냐는 비판들도 있었다"
한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시민사회의 운동이 영향을 많이 미쳤다고 본다. 국민 여론을 바꾸는데 많은 노력을 했기에 50%까지 지지도 나온다. 중장년 위주의 국회를 바꿔서 민의의 장이 돼야 한다는 유권자들의 의지가 표출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신 "봉쇄조항 5%는 누가 꺼내는 이야기인가"
장 "원내에서 협상하시는 분들 아니겠는가"
신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 아닌가"
장 "실무에서 협상을 하시니까"
신 "진심으로 그게 맞다고 보시는 것인가"
장 "5% 안 같은 경우에는 한국당을 구슬리는 안 중의 하나다. 그 봉쇄조항은 저희랑 상관없지 않은가"
신 "우리공화당이 들어오면 한국당한테 불리한데 지금이야말로 한국당을 패싱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또 다른 보수가 원내에 진출한다는 것인 민주당에게도 나쁜 것이 아니지 않은가"
장 "민주당에게 캡과 봉쇄조항은 한국당을 협상에 끌어들이기 위한 카드다. 국민들에게도 메시지를 드리는 것이다"
신 "4+1 공조를 강하게 해서 한국당 없이도 표결에 부치는 것이 맞지 않는가"
장 "저희 안에서도 고민이 많다. 밀어붙이자는 이야기도 있고 4+1 협상을 하자는 의견도 있다. 그런데 4+1은 지역에서 당선되기 힘든 정당들 아닌가. 한국당은 우리와 1대1로 싸워야 하는 정당이다. 그렇기 때문에 4+1로 완전히 몰아붙이기에는 어렵다. 부담이 된다. 저희도 그래서 언젠가는 4+1로 통과될 수도 있다고는 본다. 밀어붙일 수 있을 것이다. 최소한 그전에는 한국당과 합의를 하려한다는 시그널을 계속 보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합의 안하는 정당이라 저희도 당황스럽다. 이렇게 20대 국회 자체를 마비시킬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
신 "4+1 공조를 강하게 해서 서사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당 지지율도 그렇게 높지 않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로 그 정도까지 올라간 것 아닌가. 유재수 건도 그렇고 민주당이 헛발질해서 한국당에게 기회를 준 것 아닌가. 그렇다면 4+1 공조를 강화해서 한국당을 제치고 가는 그림이 충분하지 않은가. 정개특위 때도 몸싸움하려 한 것은 한국당이지 않은가"
장 "정치적 과정은 의석과 지지율을 다 고려한다. 한국당과 이야기할 때는 그들은 3당 교섭단체끼리만의 회의만을 원한다. 교섭단체와의 논의 자체를 거부한다. 저희가 5당 하자고 하는 이유는 지지율까지 고려해서 하는 것이다. 정의당이 바른미래당보다 지지율이 높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정의당과도 논의를 이어가는 것이다. 의석도 한국당이 높고 지지율도 4+1보다 한국당이 높지 않은가.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다 고려해야 한다.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 진짜 비례는 포기하고 협상 중이다. 지역구 선거도 해야 하지 않은가. 전국 각지에서 하다못해 수도권도 우리는 불리해진다. 지금 상황 자체가 고도의 정치적 상황이기 때문에 국회법이 정한 법적인 논의의 장은 아니지 않은가. 지금 선거제도 같은 경우에는 어찌 됐건 100석이라는 개헌발의권을 갖고 있는 정당을 무시하는 것은 정말 부담스럽다.
신 "장 위원장의 의지는 무엇인가"
장 "가장 좋은 것은 225+75 원안이다. 그게 합의 정신이다"
신 "그러면 우리 좀 도와달라. 우리는 민주당사에 쳐들어갈까 고민도 했었다"
장 "우리는 중간에 껴서 억울하다. 제가 열린우리당에서 정치를 시작한 것도 정치 권력은 빙산의 일각이라 보고 숨겨져 있는 자본 권력과 언론 권력이 보수진영이 우월하다고 생각해서다. 지역 가봐도 관변단체 중에 우리를 지지하는 곳이 전국적으로 있는 것도 아니다. 보수진영에는 전국조직이 다 있다. 선거할 때 너무 힘들다. 우리는 기반이 약하다. 정치 권력은 비슷해 보이지만 지역 가면 민주당도 약하다. 한국당이 50석 이하로 줄어들고 민주당이 중도보수가 될 때 진보정치가 싹튼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 한나라당이 없어지지 않으면 진보정치는 없다고 생각해왔고 지금도 그렇다. 한국당의 거대한 정치 권력과 자본 권력과의 관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협상 과정이 부담스럽다"
신 "그래서 우리가 민주당을 압박하는 게 맞는가라는 생각조차 든다. 한국당까지도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 아닌가. 오히려 민주당을 압박하지 못해서 민주당이 한국당 편에 서는 것 아닌가 싶다"
한 "정의당도 한국당을 비판한 것이 잘못된 전략이었는가 싶다"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본회의 상정을 떠나서 4+1 협상 자체가 되겠는가라는 지적이 있다. 이대로 가면 기존의 선거제도로 다음 총선이 진행되는 것 아닌가.
장 "4+1도 입장이 다 다르다.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은 지역구 줄이는 것을 반대한다. 이것도 캡이나 봉쇄조항 논의를 안 하면 깨진다"
신 "묘안이 있다. 의원 정수를 늘려야 한다. 세비도 동결하면서 말이다"
장 "정답이기는 하다. 저도 330석까지는 가야한다고 보는데 이해찬 당대표가 늘릴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저희도 여론조사를 다 하고 하는 것이다"
신 "의원정수 높이는 것을 먼저 말해서 그렇다. 우리가 월급을 깎고 사람을 더 늘리겠다고 이야기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수 먼저 늘리겠다고 하니 국민들이 화가 나는 것이다"
장 "의원정수에 대한 논의에 세비 동결과 삭감 이야기도 다 이야기를 했다. 보좌관 정수도 그렇고 논의가 다 따라왔다. 언론에서 관련 내용은 다 빠지고 정수 확대만 부각됐다"
한 "정수 확대는 필요하다. 지금 인구수 대비해서도 300석 시절과는 달라졌다"
신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맞추려면 500석은 돼야 한다"
장 "독일 같은 경우에는 8000만 명에 770석 정도니까 우리도 400명 정도는 돼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50만 명당 1명이니까 여러 가지 안이 있을 수 있다"
신 "미국이 억 단위인데 그것에 비하면 의원 수가 제일 적다"
한 "그런 나라들은 좋은 정치를 못 하는 국가들이다"
장 "미국 정치가 그렇게 나쁘다고는 보지 않는다. 학자마다 이야기가 많지 않은가 (결론과 관련해서) 안은 세 가지 아니겠는가. 한국당까지 합의하는 안, 4+1이 합의하는 안, 모든 것들이 깨지고 원안이 올라가서 부결되는 안이지 않겠는가. 최악으로 깨지게 되면 20대 총선과 같은 룰로 선거를 치르게 될 것이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우리가 정치개혁의 의지가 없었다면 민주당,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150석 만들어서 정의당 빼고도 했을 수도 있다"
※다음 내용은 [청년 진보들과의 기막힌 대담(청.진.기) ②-中]에서 이어집니다.
※다음주에는 [도발적인 우파 청년들의 미래 설계(도.우.미) ③]가 연재됩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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