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홈쇼핑업계 매출은 자체브랜드(PB) 패션 상품이 좌우한 것으로 나타났다. 히트상품 상위권에 PB 패션 상품이 대거 포진하면서 주력상품 입지를 한층 공고히 했다. 소재를 차별화한 고급 제품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상품이 함께 강세를 보이는 소비 양극화 흐름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16일 CJ ENM 오쇼핑부문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2일까지 TV 홈쇼핑 주문수량 상위 상품을 분석한 결과, 상위 10위권 내 패션 상품이 9개를 차지했다. 특히 PB를 포함한 단독 패션 브랜드가 8개에 달했다.
'엣지(A+G)'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7위를 기록한 '지스튜디오'도 2위를 기록했다.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출시한 브랜드 'VW베라왕', '칼 라거펠트 파리스', '지오송지오' 등 브랜드 상품도 10위권에 들었다.
CJ오쇼핑 측은 "상위 10에 오른 패션 브랜드들은 고급화 전략 외에도 가성비 좋은 상품을 동시에 운영하는 투트랙 전략을 내세웠다"며 "불황이 맞물리면서 실용적인 구성의 여성 정장 패션이 날개를 달았다"고 설명했다.
GS샵에서도 'SJ와니'와 '쏘울', '라삐아프', '모르간' 등 PB 브랜드가 모두 10위권에 들어 인기가 돋보였다. 손정완 디자이너와 협업한 SJ와니는 2년 연속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2년 시작한 SJ와니는 누적 주문액이 5446억원에 달한다.
현대홈쇼핑에서도 정구호 디자이너와 협업한 PB 브랜드 'J BY'가 2년 연속 1위에 등극했다. 앤디앤뎁(ANDY & DEBB)을 론칭한 김석원·윤원정 부부 디자이너와 현대홈쇼핑이 함께 만든 패션 브랜드 'A&D(에이앤디)'도 론칭 1년 만에 3위에 이름을 올렸다. PB브랜드 '밀라노스토리', '라씨엔토'도 각각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롯데홈쇼핑도 '라우렐', 'LBL' 등 단독 브랜드가 주문수량 10위권에 8개나 포함됐다. 올해 2월 선보인 라우렐이 단번에 1위로 치솟았고, LBL, '조르쥬 레쉬'가 뒤를 이었다.
특히 100만원대 이상 고가 상품의 주문 건수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점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가성비가 우수한 상품이나 초고가 프리미엄 상품에만 지갑을 여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한층 뚜렷해졌다는 설명이다. 이에 인기 상품의 평균 판매 단가는 지난해보다 21% 상승한 21만원을 기록했다.
황범석 롯데홈쇼핑 상품본부장은 “올해 히트상품을 집계한 결과 고품질, 합리적 가격을 앞세운 프리미엄 단독 브랜드들이 압도적인 인기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명품 브랜드에서 사용하는 최상급의 소재를 선보인 시도가 소비 양극화 현상과 맞물려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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