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美 샌프란시스코 비평가협회서도 3관왕, 아카데미 '성큼'

입력 2019-12-17 08:28   수정 2019-12-17 08:30



'기생충'의 북미 승전보가 이어지면서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치솟고 있다.

영화 '기생충'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진행된 미국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영화비평가협회(SFBAFCC)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은 물론 감독상과 각본상까지 3관왕을 차지했다. 특히 최우수감독상은 '아이리시맨' 마틴 스코세이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쿠엔틴 타란티노 등 세계적인 거장을 제친 결과라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기생충'이 북미 지역 영화 시상식에서 두각을 나타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기생충은 전날 진행된 미국 시카고 영화비평가협회(CFCA) 시상식에서도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 감독상과 각본상, 외국어영화상 등 4개 부문을 휩쓸었다.

또한 지난 8일 진행된 로스앤젤레스 비평가협회로부터도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조연상(송강호)를 받았다.

토론토비평가협회(TFCA) 시상식에서도 작품상과 외국어상, 감독상 3관왕을 차지했다. 전미비평가협회 외국어영화상을 받았고 애틀랜타 비평가협회에서도 감독·각본·외국어영화상 등 3개 부문을 차지했다. 뉴욕 필름 비평가 온라인 어워즈(NYFCO)에서도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을 휩쓸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대인들의 빈부격차와 가족들의 단상을 블랙코미디로 그려낸 '기생충'은 올해 5월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일찌감치 작품상을 수상했다. 여기에 "영화제 수상작은 재미가 없다"는 편견을 깨고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잡았다"는 극찬을 받았다.

이런 평가는 북미 지역까지 이어졌다. 지난 10월 11일 북미 지역 개봉 당시 단 3개 상영관에서 시작했지만, '기생충'은 입소문을 타면서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봉 4주차엔 463개까지 상영관이 대폭 늘어나 화제가 되기도 했다.

관객들과 평단의 호평도 이어졌다. 토마토 신선도로 영화 평점을 집계하는 로튼토마토가 99%로 최상의 신선함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주요 언론의 리뷰를 숫자로 환산해 보여주고 있는 메타크리틱 역시 높은 평점인 95% 기록했다.

'기생충'의 북미 시상식 벽돌깨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고 권위의 아카데미까지 이런 행렬이 이어질지 이목이 쏠린다. 아카데미 바로미터로 꼽히는 골든글로브에서 외국어영화상 뿐 아니라 각본상, 감독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면서 아카데미에서도 외국어영화 뿐 아니라 다른 부문 후보에도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스카 레이스 예측 매체인 골드더비는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경합 등에서 '기생충'을 '아이리시맨'(The Irishman),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Once Upon a Time in Hollywood), '결혼이야기'(Marriage Story)와 함께 상위권으로 꼽고 있다.

미국 매체 벌처는 13일 칼럼을 통해 오스카 작품상 경합이 '아이리시맨',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그리고 '기생충' 간 3파전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기생충' 북미 배급을 담당하는 네온 팀 퀸 회장이 북미 개봉 전 할리우드 리포트와 인터뷰에서 "'기생충'을 외국어 영화상 뿐 아니라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등 총 5개 부문 후보에 올리겠다"고 말했다. 팀 퀸 회장의 발언이 현실로 이뤄질 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아카데미 시상식은 내년 2월 9일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진행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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