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청년들의 꿈이 ‘공무원’이 되었다. 학창시절의 추억도 반납한 채 늦은 시간까지 학원을 다니고, 대학에서는 스펙을 쌓기 위해 노력하지만 안정된 직장을 갖는 사람은 소수뿐 대기업, 공무원, 공기업과 같은 직군에 들어가지 못한 청년들은 막막한 현실 앞에 당황하곤 한다.
꿈을 꾸는 것마저 사치로 여겨지고, 당장의 생계 앞에 길을 잃은 청년들을 위해 커피브릭 이인구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서점이나 각종 언론을 통해 청년 사업가들의 성공스토리를 흔하게 접할 수 있지만 청년들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일 뿐입니다. 대부분의 청년들은 당장의 학자금 대출이나 월세가 훨씬 더 피부에 와 닿는 문제고, 수천억 대 매출을 올린 그들의 성공 스토리보다 당장의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는 소득이 더 절실합니다.”
요즘은 학생들에게 “꿈을 가져라, 무엇이든 노력하면 이루어진다”와 같은 희망 섞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학생들 역시 그런 말을 믿지도 않고, 나이에 어울리는 순수함이나 천진난만함 보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다소 비관적으로 진로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 대표는 창업시장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요즘은 큰 돈을 벌기 위해 창업을 하는 사람이 예전만큼 많지 않고, 창업이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의한 생계형 창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많은 경우 창업을 하게 되면 그 동안 본인이 해왔던 공부와는 전혀 다른 지식과 경험을 새롭게 쌓아야만 합니다. 저 역시 그랬고, 학창시절이나 대학에서 배운 지식이나 정보들이 일정부분 도움이 되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를 위해 들인 시간과 비용을 생각하면 참 비효율적이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 대표는 중, 고교 학생들이 오로지 대학을 위해 매진하는 모습, 대학생이 되어서는 또 다시 본인의 진로를 고민하고 퇴직한 직장인들이 결국 창업 시장으로 들어오는 일련의 과정들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답답함을 느꼈다고 말한다. 모두가 대입을, 취업을, 노후를 준비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고, 많은 경우 지금의 노력들이 모두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향해 가는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설사 용기를 낸다 한들 유명 연예인의 스토리처럼 큰 성공을 이룰 확률도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단지 경쟁자들보다 조금 더 빨리 시작했다는 것뿐.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다소 암울한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분명한 사실”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방향으로 나아가야만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본인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조금 더 빨리 파악해서 거기에 필요한 노력과 경험을 병행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어린 친구들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커피브릭 이인구 대표는 대학과 중, 고교에서의 진로지도를 통해 많은 청년들과 소통해 오고 있다. 2013년 구로 디지털단지에서의 첫 창업 이후, 다수의 가맹점과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는 청년사업가이다.
경규민 한경닷컴 기자 gyu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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