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백두산’이 개봉 하루 전 언론에 공개됐다. 이해준 감독은 “지난주 금요일까지 완성본을 못 보다 금요일 저녁이 돼서야 최종본을 감상했다”며, “화산 신을 보면서 ‘역시 덱스터’라는 생각에 안도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 영화의 문제는 CG가 아니다. 영화는 CG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백두산’이 다시 일깨운다.
영화 ‘백두산(감독 이해준, 김병서)’의 언론시사회가 18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이해준, 김병서 감독, 배우 이병헌, 하정우, 전혜진, 배수지가 참석했다.
‘백두산’은 남과 북 모두를 집어삼킬 백두산 마지막 폭발을 막으려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앞서 제작진 측은 CG를 비롯한 후반 작업을 이유로 개봉일(19일) 하루 전날 언론시사회가 열린다고 공표한 바 있다. 이날 이해준 감독은 “보셨다시피 당초 예상한 것보다 후반 작업이 많이 필요했다. 완성도를 위해 개봉 하루 전 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며 양해를 구했다. 김병서 감독 역시 이해를 부탁했다. 그는 “관객 분들께 더 좋은 작품을 보여 드리기 위한 우리의 욕심에 공개가 늦어졌다”며, “마지막까지 큰 응원과 격려 부탁드린다”고 바랐다.
두 감독의 말대로 CG는 볼만했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백두산’은 몇 가지 문제점을 노출하며 몇몇 취재진 사이에서 ‘왜 공개가 늦어졌는지 알겠다’는 평을 얻었다. 기자가 본 ‘백두산’의 가장 큰 문제는 완급 조절의 실패다. 러닝 타임(128분)이 다소 길다고 느껴졌다. 뿐만 아니라 두 주인공 리준평(이병헌)·조인창(하정우) 사이에 삽입된 여러 코미디 요소의 난립도 문제였다.
강약 조절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해준 감독은 “관객 분들께서 영화를 리듬감 있게 보실 수 있도록 안배한 것”이라며, “만일 내내 긴박한 상황만 표현된다면 관객 분들께서 그 점을 어떻게 느끼실지를 고민한 결과”라고 답했다. 과연 128분이 최선이었을까. 러닝 타임이 길다는 판단 아래 건넨 질문이었다. 하지만 그 판단과는 달리 김병서 감독은 ‘백두산’이 지금보다 더 길어질 수도 있었음을 암시했다. 그는 “호흡을 좀더 길게 가져가거나 보다 많은 에피소드를 넣을 수도 있었다”며, “하지만 여러 부분을 고려해 지금의 러닝 타임이 결정됐다”고 답했다.
이병헌은 백두산 대폭발을 막기 위한 결정적 정보를 손에 쥔 북한 무력부 소속 일급 자원 리준평 역을 맡았다. 하정우와의 호흡에 관해 이병헌은 “하정우 씨의 재치와 유머에 촬영장에서 웃고 영화를 보며 이번에 또 웃었다”고 운을 뗀 뒤, “특히 함께 ‘다모’ 이야기를 하는 신은 거의 다 애드립이다. 그 장면에 정말 많이 웃었다”고 했다. 총기 신은 어땠을까. 이병헌은 “극중에서는 굉장히 노련하고 거침없어 보이지만 막상 배우로서는 총성과 피탄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며,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했지만 속으로는 그것에 겁내며 촬영에 임했다”고 밝혔다.
하정우는 비밀 작전에 투입된 EOD 대원 조인창 역을 맡았다. 영화 ‘더 테러 라이브’ ‘터널’에 이어 또 재난 속 한 남자 역이다. 하정우는 “재난 장르를 재밌어한다. 재난 관련한 시나리오를 받으면 좀더 눈여겨보는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하정우의 유머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이날 그는 명장면을 꼽아달라는 부탁에 “병헌이 형의 후반부 감성 신이 인상 깊었다”며, “내가 20년 전 즐겨 본 ‘투 헤븐(To Heaven)’ 뮤직비디오가 떠오르더라. 놀라웠다”고 답했다.
배수지는 남편 인창이 작전에 투입되자 홀로 서울에 남아 재난에 맞서는 아내 서지영 역을 맡았다. 다른 역할에 비해 비중이 작고 게다가 임산부 역이다. 작품을 고를 때 역의 대소는 개의치 않는다고 밝힌 배수지는, “시나리오가 재밌고 작품이 매력적이라 꼭 참여하고 싶었다. 재난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선배님들과의 작업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도 출연의 한 요인”이라고 했다.
이날 하정우는 배수지의 연기로 아이돌 출신 배우에 대한 선입견이 처참히 깨졌다고 고백했다. 하정우는 “수지 씨 연기는 담백해서 좋다. 느낀 만큼 생각한 만큼 준비한 만큼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담백하게 표현하는 것이 수지 씨의 힘”이라며, “앞으로 더 좋은 배우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혜진은 백두산 폭발을 막기 위한 작전을 제안하는 전유경 역을 맡았다. 요새 충무로 ‘걸크러시’ 역은 혼자 도맡고 있는 그다. 금일(18일) 개봉한 영화 ‘시동’에서도 얼굴을 비춘 배우 마동석은 백두산 화산 폭발 전문가 강봉래 역을 맡았다.
전혜진은 “유경은 대의를 생각하고 옳고 그름이 선명한 인물이다. 지금에 우리가 바라는 인물이기도 하다”며,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두 감독님을 비롯한 마동석 배우님과의 상의 아래 유경을 만들어 나갔다”고 했다.
하루 뒤 1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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