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수당 총선 압승에도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 높아졌다

입력 2019-12-18 11:13   수정 2019-12-18 13:03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가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여부와 상관없이 내년 말 EU 관세동맹 및 단일시장을 완전히 탈퇴하기로 했다.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에 버금가는 경제적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브렉시트 전환(준비)기간을 내년 12월31일까지 종료하고, EU에 추가 연장을 요구하지 않는 내용을 담은 탈퇴협정법안(WAB)을 오는 20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지난 12일 열린 총선에선 브렉시트를 공약으로 내세운 존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압승을 거뒀다. 존슨 총리는 당초 EU와 합의한 대로 내년 1월 말 브렉시트를 단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1월 말 브렉시트가 단행되더라도 영국과 EU 간 경제 분야에 당장 큰 변화는 없다. 이때 영국은 EU의 주요 의사결정기구에서 공식적으로 탈퇴하지만 EU 관세동맹과 단일시장에는 잔류한다. 영국과 EU가 브렉시트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내년 12월31일까지 전환기간을 두기로 했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브렉시트 시한은 이때라는 뜻이다.

전환 기간 동안엔 지금처럼 역내 사람과 자본, 상품,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동이 보장된다. 전환 기간은 양측이 합의하면 한 차례에 한해 최대 2년 연장할 수 있다. 다만 내년 7월 1일 이전까지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영국 정부는 전환 기간에 EU를 비롯한 세계 주요 국가와 FTA를 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영국 정부가 1년도 안되는 전환 기간 동안 EU를 비롯한 세계 주요 국가와 FTA를 체결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FTA뿐 아니라 외교안보, 교통, 이민 정책 등 다른 협상 분야도 많다.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도 전환 기관 내 FTA 합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존슨 총리가 오는 20일 상정 예정인 새로운 탈퇴협정법안은 하원에서 무난히 통과될 전망이다. 보수당이 과반(326석)을 훨씬 웃도는 365석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새 탈퇴협정법안엔 영국과 EU가 지난 10월 합의한 새 브렉시트 합의안이 모두 반영됐다.

영국이 EU와 브렉시트에 이미 합의했고, 영국 하원도 오는 20일 이를 승인할 예정이기 때문에 공식적인 의미의 ‘노 딜’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존슨 총리가 내년 1월 말 단행 예정인 브렉시트는 EU와 합의를 통해 추진하는 ‘소프트 브렉시트’다.

하지만 전환 기간 내 FTA 체결 없이 영국이 EU 관세동맹과 단일시장에서 탈퇴하면 사실상 노 딜 브렉시트에 버금가는 경제적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 관세 부담이다.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 관세동맹을 탈퇴하면 양측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적용받아 교역을 하게 된다. 영국은 EU산 물품을 수입할 때 WTO의 최혜국대우(MFN) 세율을 적용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독일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영국에 수출할 때 지금까지는 무관세였지만 2021년 1월부터는 10%의 관세를 적용받게 된다. 당장 양국에 거주하는 국민들의 비자 갱신 및 체류 지위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외환시장에서 영국 파운드화 가치도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영국 총선 결과가 확정된 지난 13일 미 달러화 대비 파운드 가치는 1.34달러로,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17일에는 1.31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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