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익 바이오헬스부 기자) 지난 19일 서울 공덕동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대회의실에서 글로벌 사업개발 포럼이 열렸습니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과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은 사업개발 전문가 및 임상 전문가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해 포럼을 공동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날 포럼은 해외 법인 설립으로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협력)을 추구하는 국내 유명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였는데요, 윤태진 유한양행 글로벌BD팀장(이사), 박희술 LG화학 생명과학본부 경영전략담당 상무, 엄태웅 삼양바이오팜 사장이 차례로 발표했습니다.
윤 팀장은 "에어비앤비, 우버, 알리바바 등 성공한 글로벌 기업을 보면 혁신이라는 공통의 키워드가 나온다"며 "유한양행은 글로벌을 혁신이라고 정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한양행은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개별적 아이템을 도입하기보다 특정 질병군을 정해 여기에 특화된 연구소, 사업단, 대학과 협력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기초연구 역량이 갖춰진 곳과 협업하거나 인수합병(M&A)를 통해 특정 영역에서의 종합적 연구개발(R&D) 능력을 쌓겠다는 포석입니다. 윤 팀장은 "이 전략은 개개인의 역량에 의존하지 않고 누가 빠져나가도 이어서 할 수 있는 내재화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예로 유한양행은 호주 애들레이드에 법인을 세우고 지난 11월 호주 비영리연구기관인 위하이(WEHI)와 전략적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이곳은 비영리, 비정부 연구소 중 생물의과학 분야 세계 19위의 역사 깊은 연구소입니다. 유한양행은 암, 면역 등과 관련해 기초연구 협력을 지속할 계획입니다.
윤 팀장은 "해외 법인에서는 좋은 기술과 회사를 발굴하고 임상도 진행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정말 관심이 가는 회사라면 인수합병 방식으로 현지 사업을 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 상무는 현지법인이나 지사의 시장정보 수집 역량을 강조했습니다. 정보를 잘 수집하면 실전에 쓸 수 있는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현지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할 때 관계 설정의 중요성도 꼽았습니다. 현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본국의 경험만 내세우다 보면 충돌이 일어나기 쉬운데요.
박 상무는 "태국은 성과보상에 민감한 나라기 때문에 적절한 보상과 평가로 지속적인 충성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중국은 미국, 유럽 못지 않게 규제가 까다롭기 때문에 파트너사가 튼튼한 곳인지 최고경영자(CEO)가 글로벌 감각은 갖춘 사람인지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어느 조직이든 마찬가지로 인적자원의 활용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박 상무는 "법인장 후보 다섯 명을 인터뷰했지만 대부분의 후보와 급여 및 인센티브 문제로 협상이 결렬됐다"며 "이들은 제품 개발에서 보람을 찾기보다 법인의 기업공개로 인한 이익을 받는 것을 중요시한다"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문화적 차이를 간과하면 향후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엄 사장은 삼양바이오팜의 미국 보스턴 진출기로 청중들의 관심을 끌어모았습니다. 그는 "삼양바이오팜이 항암제 개발을 다시 시작하기로 결정하고선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선택한 곳이 보스턴이었죠. 엄 사장은 "삼양바이오팜USA의 본거지로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보스턴 3곳을 검토했으나 R&D와 기업 간 커넥션을 위해선 보스턴이 적격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보스턴에 사무실을 차리기로 결정하고서 생긴 다음 문제는 보스턴 어디에 입주할 것이냐였습니다. 엄 사장은 "보스턴에서 삼양이란 기업을 알리려면 가장 비싼 곳에 터를 잡아야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켄달스퀘어를 선택했다"고 말했습니다. 이곳은 뉴욕 맨해튼보다 임대료가 더 비싸기로 소문난 곳이라고 합니다.
삼양바이오팜은 나이나 국적에 상관 없이 회사가 R&D 하는 분야의 최고 전문가를 뽑기로 결정했습니다. 한국에서 면접을 보기 위해 후보자들의 여비만 수천만원을 썼다고 합니다. 엄 사장은 "이렇게 뽑은 인재들은 한국과 미국에서 하는 일을 구분하지 않으면 자원 낭비가 발생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한국에선 합성의약품, 미국에선 바이오의약품을 하기로 교통정리를 했다"며 "이를 통해 혁신신약 후보물질을 다수 발굴해 기술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끝)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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