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인플루언서는 고급 모피 전문 브랜드 '지요'를 운영하는 이지연 디자이너였는데요, 9만여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입니다. 특히 리본을 활용한 주얼리, 고급 모피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데요, 비케이비씨가 브랜드 리뉴얼 첫 상품으로 '지요' 브랜드와 손잡고 협업 제품을 내놓은 겁니다.
비케이비씨는 원래 블랭크블랑이라는 이름의 온라인 전용 잡화 브랜드였는데요, 수백~수천 개의 엇비슷한 브랜드들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차별화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밀레니얼과 Z세대 등 젊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와 손잡은 것이라고 합니다. 일단 인플루언서를 통해 트렌드에 민감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사용자들의 관심을 이끄는 것, 그리고 제품 디자인과 실용성, 가격을 젊은 소비자들 눈높이에 맞추는 것에 중점을 둔 겁니다.
이번에 품절된 블랭크백 지요 에디션은 사각형의 박스백 형태인데요, 박스 커버를 사선처리한 점, 토트백 가죽스트랩에 스카프 등을 묶을 수 있게 한 점, 박스 커버에 리본 브로치를 뗐다 붙일 수 있게 한 점 등이 독특합니다. 지요 에디션은 미리내(은하수) 네이비, 달땅(대지) 브라운 등 2가지 색으로 내놨는데요, 비케이비씨를 운영하는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블랭크백의 리본 브로치 없는 기본 디자인 제품을 새하(새롭고 하얀) 화이트, 꽃가람(꽃이 있는 강) 핑크, 미리내 네이비, 별하(별처럼 높이 빛나는) 블랙 등 7가지 색으로 제작했다고 합니다. 소가죽 가방을 10만원 후반대로 내놓은 점이나 디자인에 차별화를 둔 것을 봤을 때 회사가 이 브랜드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색 이름도 일부러 늘봄그린, 가랑비블루 등 눈길을 끄는 이름으로 붙였다고 합니다.
비케이비씨뿐 아니라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밀레니얼세대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데요, 현재 소비자이자 미래 소비자이기도 한 이들의 '바잉파워'와 '바이럴마케팅파워'가 그만큼 크기 때문입니다. 이번 블랭크백이 개인의 취향에 따라 색다른 가방으로 꾸밀 수 있는 여지를 많이 둔 것도 '맞춤 제품'을 선호하는 밀레니얼을 겨냥한 전략입니다. 여러 액세서리를 끼워 맞춰 나만의 핸드백을 들고 싶어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심리를 디자인에 반영한 것이죠. 가방 앞면에 자석을 내장해 원하는 클립이나 메탈 소재의 액세서리를 붙일 수 있게 했고, 토트백 손잡이에 스카프를 묶을 수 있게 디자인했습니다. 이른바 '대박'을 터뜨리기 위해선 한끗 다른 디자인을 채택하거나 가격이 합리적이거나 한정 수량이라 소유욕을 자극하는 등 뭔가 다른 차별화 전략이 필요한 때인 것만큼은 확실해 보입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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