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는 20일 "석유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은 앞으로 해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의 ME-GI, ME-LGI 엔진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증권사 박무현 연구원은 "1912년 선박에 디젤엔진이 최초로 장착된 지 100년이 되는 2012년 대우조선해양은 메이저 선주사 티케이 LNG파트너스(Teekay LNG Partners)와 ME-GI엔진(이중연료 저속추진 엔진)이 장착된 LNG선 수주계약을 체결해 가스엔진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며 "곧이어 경쟁사의 또 다른 이중연료 엔진인 X-DF(eXtreme Dual Fuel)추진엔진이 출현했지만 마란 가스(Maran gas), BW가스 같은 메이저 선주사들은 운항을 통해 기술이 완전히 검증된 디젤사이클 연소 방식의 ME-GI엔진을 오토사이클 방식인 X-DF보다 더욱 선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메이저 선주사들의 선택으로 한국 조선소들의 수주 선박에는 ME-GI엔진이 장착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며 "특히 연비를 중심으로 용선료(선박 임대료)가 차별화되기 시작한 것을 볼 때 ME-GI엔진을 장착한 선박들은 기존 선박들에 비해 더욱 높은 용선료 프리미엄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LNG와 더불어 LPG 선박 연료도 부각되고 있다. 그는 "최근 대우조선해양은 아반스 가스(Avance Gas·버뮤다 지역 선사)로부터 LPG추진엔진(ME-LGI)이 탑재되는 LPG선 2척을 수주했다"며 "LPG선의 경우 LNG선과 같이 LPG화물창에서 추진연료를 얻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는데, 한국 조선소 중 대우조선해양이 ME-GI 뿐 아니라 ME-LGI 엔진 상용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2012년부터 시작된 친환경 선박 싸이클과 연비경쟁은 시간이 흘러 LNG선박연료 시대로 전환 중"이라며 "2050년까지 선박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70% 줄여야 하는 IMO 2050 규제의 시작이 2025년인 것을 고려하면 석유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은 더 이상 해운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해운업계의 운임과 용선료 차별화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이는 3만척에 달하는 전 세계 모든 상선의 교체수요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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