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의 미래'…SUV 트레일블레이저 출시 '임박'

입력 2019-12-20 11:07   수정 2019-12-20 11:08


올해 한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한국지엠이 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로 반등을 노린다. 뛰어난 디자인으로 자동차 마니아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출시일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2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트레일블레이저는 최근 환경부로부터 국내 출시를 위한 배출가스와 소음 인증을 통과했다. 인증을 마친 만큼 막바지 담금질을 거쳐 최종 출시 날짜를 조율 중이다. 한국지엠 부평공장 인근 등 도로에서는 위장막한 씌운 채 주행 중인 모습이 여럿 포착됐다. 당초 3월께 출시가 점쳐졌으나 이 같은 상황에 비춰 내년 2월 초 출시가 유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소형 SUV 트랙스와 중형 SUV 이쿼녹스 사이의 차급으로, 1.35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무단변속기(CVT)로 인증을 받았다. 엔진 배기량은 1341cc에 최고출력 156마력/5600rpm, 최대토크 24.1㎏·m/1500~4000rpm를 발휘한다. 첨단 사양은 보행자 감지가 포함된 자동비상제동, 차선이탈경고 및 차선유지보조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후방 카메라 등이 탑재된다.

차량 크기는 전장 4411mm, 전폭 1808mm, 전고 1664mm, 휠베이스 2,640mm로 제작됐다. 자사의 트랙스와 기아자동차의 셀토스보다 크고 현대자동차 투싼보다는 작다. 때문에 경쟁 차종으로는 앞서 언급된 소형~준중형 SUV들이 꼽히지만 싼타페와 닮은 디자인이어서 싼타페에 관심을 보였던 소비자들의 수요도 일부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지엠이 지난해 향후 5년간 15개의 신차와 부분변경 모델 출시를 약속한 이후 첫 번째로 선보이는 차량이다. 때문에 한국지엠이 제시한 청사진의 상징이라는 반응이 많다. 이 차량의 개발을 주도한 것은 미국이 아닌 한국지엠이어서 앞으로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이끌 주역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트레일블레이저가 출시되면 한국지엠은 세그먼트 별로 SUV 전 라인업을 완성하게 된다. 트랙스, 트레일블레이저, 이쿼녹스, 트래버스, 콜로라도까지 시장에 내놓으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과 동시에 현대기아차를 견제할 유일한 대항마로 등극한다. 한국지엠은 차후 상황에 따라 초대형 SUV '타호' 도입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야말로 SUV 물량 공세로 한국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한국지엠 부평 1공장에서는 트레일블레저의 생산 준비가 한창이다. 국내 물량뿐만 아니라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 수출할 물량도 한국에서 만든다. 최근 시저 톨레도 한국GM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트레일블레이저는 콜로라도, 트래버스와 함께 한국을 위한 쉐보레의 핵심 제품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국에서 책정된 차량 가격은 1만9995달러~2만7895달러로 한화로 약 2327만원~3247만원이다. 다양한 조건이 작용하겠지만 셀토스가 기준으로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트레일블레이저가 셀토스와 어떻게 차별화하고 가격을 책정할지가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것"이라며 "한국지엠도 이 점을 염두하고 차급을 준중형이 아닌 중소형으로 명명해 마케팅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변수도 있다. 내년 1분기에는 트레일블레이저 뿐만 아니라 같은 세그먼트의 르노삼성자동차 XM3이 출시된다. 또한 2분기에는 투싼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이, 하반기에는 기아차 스포티지 풀체인지 모델이 출시될 것으로 알려져 SUV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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