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비건, 방북 무산된 듯…“평양행 항공편 탑승 목격 안 돼”

입력 2019-12-20 15:13   수정 2019-12-20 15:14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겸 부장관의 방북이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예정에 없던 방중을 통해 중국과 북미 대화 재개를 모색했으나 평양행이 결국 불발된 것이다.

19일 베이징에 도착한 비건 대표는 방중 마지막 날인 20일 서우두 공항에서 평양행 중국국제항공편 탑승이 목격되지 않아 전격적인 방북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비건 대표는 이날 저녁 항공편으로 워싱턴에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무부는 19일(현지시간) 비건 대표가 북한과 접촉할지와 관련해 "발표할 추가적 방문이나 만남이 없다"고 밝혀 성사 가능성이 작다고 밝힌 바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비건 대표가 방중한 것은 대북 문제 관련 중국과 상의가 주목적이었지만 극적인 북한과 접촉 가능성도 내심 염두에 뒀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비건 대표는 전날 뤄자오후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만나 북한 비핵화 해법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뤄 부부장은 미국에 대북 제재 완화 등 유화적인 조치를 통해 북한과 대화와 협상, 정치적 해결에 나서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뤄 부부장은 중국의 기존 북핵 해법인 북미 간 단계적, 동시적 행동 원칙을 강조해 미국이 원하는 일괄 타결 방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최대한의 대북 제재 압박이 현재의 북한 비핵화 협상으로 이어졌다면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대북 제재 전선에서 이탈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북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이 북한의 연말 도발 자제와 북미 대화 재개에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비건 대표의 갑작스러운 방중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 완화안을 제기함에 따라 이를 잠재우며 대북 압박 대오를 추스르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중국은 이번 대북 제재 완화 결의안 초안과 외교부 브리핑 등을 통해 6자 회담 재개를 주장하고 있어, 이번 북미 간 회동에서도 논의됐을 가능성이 크다. 6자 회담은 북핵 문제 처리에서 남북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 참여하는 체제다. 의장국이 중국이라는 점에서 6자 회담 재개시 사실상 중국이 주도권을 쥐는 것으로 미국 뿐만 아니라 북한도 반대하는 상황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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