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믿고 케이블방송 출연했는데…제작사·방송사, 굳게 닫힌 지갑

입력 2019-12-21 08:40  


"지난 해 일한 걸 통으로 못 받았어요. 밀리고 밀려서 이번 달까지 왔습니다. 더 밀리면 할 수 없이 방송국, 감독님 이름 공개할 겁니다."

그룹 유브이 멤버 뮤지의 용기있는 발언으로 케이블 방송사의 출연료 미지급 사태가 알려졌다. 피해자는 뮤지 뿐만이 아니었다.

방송가에 따르면 KBS키즈에서 방송된 '독서공감 서로서로'에 출연한 슈퍼주니어 이특과 오은영 박사, 그리고 협력업체 스태프 등에게 임금이 지급되지 않았다.

이는 뮤지가 자신이 DJ를 맡고 있는 '두시의 데이트 뮤지 안영미입니다'에서 밝히면서 알려졌다. 월급을 받지 못하고 퇴사한 사연을 소개하던 안영미는 "방송국에서도 이런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뮤지는 "학생들 위주로 학교에 찾아가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카메라 감독부터 스타일리스트까지 한 푼도 못 받았다"고 분개했다. 그는 법적 조치를 취하고 싶었으나 시간적, 체력적 고통이 수반되기 때문에 결단을 내리기가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뮤지가 저격한 방송은 '서로서로' 였다. 이 프로그램을 제작한 한국임상심리소는 종영 후 6개월이 지났음에도 임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

제작사 측은 지난 10월 최종 지급일자를 이달 20일로 확정 짓고 출연료 및 스태프들에 대한 임금 모두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최종 지급일을 3일 앞두고 정산금 지급이 어렵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서로서로'를 편성해 방송한 KBS 키즈 운영사 KBSN 마케팅국 측은 출연료 미지급 문제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 관계자는 "자체 제작이 아니라 콘텐츠만 받은 것"이라며 "우리와는 관련 없다"고 말했다.

담당 PD 또한 "프로그램, 기획과 전혀 상관없다"면서 "KBS 한국어진흥원에서 시작된 일이라 공익에 부합해 해줬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케이블 채널에선 이런 경우가 왕왕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방송 외에도 외주 제작 형태로 케이블 채널로 방영된 예능 프로그램 측에서 임금을 주지 않은 사태가 잦았다.


2017년 방송된 SBS 플러스 예능 '떠나요 둘이서' 측도 출연자인 서우, 김민경, 서효림, 고우리에게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프로그램 역시 외주 제작이었다. 당시 제작사인 MUT엔터테인먼트는 폐업했다.

'떠나요 둘이서'를 편성해 방송한 SBS 플러스 측도 제작사가 폐업했다는 이유를 들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제작사는 연락두절, 방송사는 책임전가에 급급했다. 일각에서는 방송사들 또한 프로그램을 송출한 주체이기에 문제 해결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KBS 한국어진흥원 측은 "제작사에 빠른 지급을 독촉 중"이라며 "우리도 받아야 할 돈이 있지만 스태프 몫부터 지급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서로서로'에 출연했던 오은영 박사는 "당시 KBS PD와 작가가 저를 찾아와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라며 출연을 요청했다"면서 "좋은 취지와 의미를 가진 프로그램이라 함께하게 됐는데 이렇게 무책임하게 일을 진행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라고 한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그는 "소중한 시간을 내서 모였는데 의미가 퇴색된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고 "출연료가 미뤄진다는 소식 또한 전해듣지 못했다"고 했다. 오은영 박사의 발언은 방송국이 이번 출연료 미지급 사태와 선을 긋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음을 방증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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