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개포 3단지(디에이치아너힐즈) 조합’ 등에 따르면 전용 106㎡ 아파트가 38억5500만원 선에 낙찰됐다. 이 아파트의 입찰 최저가는 38억1200만원이다. 조합 관계자는 “전용 106㎡가 낙찰됐다”며 “이달 계약이 체결된 뒤에야 낙찰가를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단지의 매매 호가는 37억원 수준이다. 개포 K공인 관계자는 “지난 8월 입주 때 전용 106㎡가 37억원 수준에 매물로 나온 적이 있다”며 “호가 대비 1억원 이상 높은 가격에 낙찰된 셈”이라고 말했다.
조합은 앞서 △76㎡(1가구) 27억1100만원 △84㎡(3가구) 27억6500만~29억2700만원 △106㎡(1가구) 38억1200만원 등 총 5가구에 대해 보류지 입찰에 나섰다. 나머지 4개 아파트는 입찰자가 없어 낙찰이 무산됐다.
보류지는 재건축·재개발조합이 조합원 수 변화에 대비해 분양하지 않고 유보해놓은 물건이다. 조합이 제시한 기준가를 시작으로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하면 계약우선권이 부여된다. 이번에 낙찰된 106㎡ 아파트의 계약은 오는 27일 이뤄진다. 낙찰자는 입찰 시 낸 계약금(10%) 외에 내년 1월 21일까지 낙찰가의 40%를 중도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잔금(50%)은 2월 28일까지 내야 한다. 약 두 달 동안 30억원의 자금을 융통해야 해 사실상 현금부자만 구입이 가능하다.
정부의 고강도 대책에도 강남구에서는 매수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 전용면적 49㎡는 지난 18일 17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석 달 전보다 2000만원 오르면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날 개포동 경남2차 전용 182㎡ 아파트도 3000만원 오른 26억원에 거래됐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시장에 그만큼 유동성이 넘쳐난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대출도 안 돼 현금부자가 아니고는 강남에 집을 마련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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