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 '아너힐즈' 보류지 낙찰가 40억원 육박

입력 2019-12-21 00:17   수정 2019-12-21 00:18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첫 보류지 물량으로 관심을 모았던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 입찰 결과 5가구 중 4가구가 유찰됐다. 나머지 1가구는 40억원가량에 낙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보류지 입찰 결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현금부자’들의 자금 동원력이 탄탄하다는 견해와 정부의 대출규제로 매수세가 위축되고 있다는 반론이 팽팽히 맞선다.

20일 ‘개포 3단지(디에이치아너힐즈) 조합’ 등에 따르면 전용 106㎡ 아파트가 38억5500만원 선에 낙찰됐다. 이 아파트의 입찰 최저가는 38억1200만원이다. 조합 관계자는 “전용 106㎡가 낙찰됐다”며 “이달 계약이 체결된 뒤에야 낙찰가를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단지의 매매 호가는 37억원 수준이다. 개포 K공인 관계자는 “지난 8월 입주 때 전용 106㎡가 37억원 수준에 매물로 나온 적이 있다”며 “호가 대비 1억원 이상 높은 가격에 낙찰된 셈”이라고 말했다.

조합은 앞서 △76㎡(1가구) 27억1100만원 △84㎡(3가구) 27억6500만~29억2700만원 △106㎡(1가구) 38억1200만원 등 총 5가구에 대해 보류지 입찰에 나섰다. 나머지 4개 아파트는 입찰자가 없어 낙찰이 무산됐다.

보류지는 재건축·재개발조합이 조합원 수 변화에 대비해 분양하지 않고 유보해놓은 물건이다. 조합이 제시한 기준가를 시작으로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하면 계약우선권이 부여된다. 이번에 낙찰된 106㎡ 아파트의 계약은 오는 27일 이뤄진다. 낙찰자는 입찰 시 낸 계약금(10%) 외에 내년 1월 21일까지 낙찰가의 40%를 중도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잔금(50%)은 2월 28일까지 내야 한다. 약 두 달 동안 30억원의 자금을 융통해야 해 사실상 현금부자만 구입이 가능하다.

정부의 고강도 대책에도 강남구에서는 매수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 전용면적 49㎡는 지난 18일 17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석 달 전보다 2000만원 오르면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날 개포동 경남2차 전용 182㎡ 아파트도 3000만원 오른 26억원에 거래됐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시장에 그만큼 유동성이 넘쳐난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대출도 안 돼 현금부자가 아니고는 강남에 집을 마련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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