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산하 국제상거래법위원회 중재 판정부는 한국 정부가 이란 가전업체 소유자 다야니 가문에 계약보증금과 보증금 반환 지연 이자 등 약 73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지난해 6월 판결했다. 2010년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과정에서 자산관리공사(캠코)를 포함한 한국 채권단의 잘못이 있었다는 이유다. 한국 정부는 이의를 제기하며 지난해 7월 중재지인 영국의 고등법원에 판정 취소 소송을 냈다.
외환위기 때 대우일렉트로닉스(당시 대우그룹 소속 대우전자)의 부실채권을 인수한 캠코 등 채권단은 자금 회수를 위해 2010년 4월 다야니가가 대주주인 가전기업 엔텍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채권단은 같은 해 11월 5778억원에 매매계약을 맺었다. 다야니가가 설립한 싱가포르 특수목적회사(SPC) D&A는 채권단에 계약금 578억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M&A는 성사되지 않았다. D&A가 인수대금 지급일을 지키지 못하자 채권단이 ‘투자확약서(LOC) 불충분’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기 때문이다. 계약금도 몰취했다.
다야니가는 2015년 보증금과 보증금 이자 등을 반환하라는 취지로 ISD를 제기했다. 한국 정부가 해외 국가들의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등을 감안해 계약을 해지했다는 주장이었다. 캠코의 대주주가 정부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영국 고등법원은 다야니가가 대우일렉트로닉스 채권단뿐 아니라 대한민국에 투자한 투자자라고 판단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ISD를 제기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추가 매각입찰을 거쳐 2013년 동부그룹으로 넘어가 동부대우전자로 이름이 바뀌었다. 지난해 다시 대유그룹에 인수돼 위니아대우로 이름이 바뀌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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