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볼보 '수입 트럭' 1위 비결…수리 하룻밤에 끝낸다

입력 2019-12-24 08:57   수정 2019-12-24 08:59


국내 수입 상용차 시장에서 볼보트럭의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당일 입고·당일 출고 시스템을 갖춘 야간정비센터 운영으로 트럭 운전기사들의 선호도가 높아서다. 일당이 최소 70여만원에 달하는 만큼 수리 기간이 길면 손실도 커진다. 첨단 안전 사양 탑재도 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수준이라는 평가다.

◇ 카고·트랙터·덤프 모두 볼보트럭 1위

2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상용차 통계 최신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수입 상용차 신규등록대수는 392대로 집계, 9월에 비해 28.9% 증가했다.

수입 상용차 판매 증가를 이끈 브랜드는 볼보트럭이다. 이 업체는 10월 한 달 178대의 상용차를 판매해 1위를 기록했다. 75대를 판매한 2위 만트럭과는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뒤이어 스카니아 71대, 메르세데스-벤츠 41대, 이베코 27대 순이었다.

올해 상용차 업계는 건설경기 하락으로 판매량이 쪼그라들었다. 현대차가 주도하는 국내 상용차 점유율이 줄어든 사이 볼보트럭을 중심으로 한 수입 5개사의 점유율은 오히려 2015년 23.1%서 지난 10월 기준 27.9%로 상승했다.

특히 유로6(유럽연합이 도입한 경유차 배기가스 규제단계)로 환경 기준이 강화된 이후 볼보트럭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 업체의 국내 전체 상용차 시장 점유율은 2015년 9.4%에 불과했지만 지난 10월 13.4%까지 증가했다.

국산 브랜드가 태반인 카고(특수 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은 일반적인 대형 트럭)부문에서 수입 브랜드 부흥을 이끈 것도 볼보트럭이다. 5년 전만 해도 수입 중형 카고의 점유율은 1%에 불과했지만 지난 10월 기준 8% 수준까지 뛰었다. 2015년 중형트럭을 론칭한 볼보트럭은 현재 4.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만트럭 2.7%, 이베코와 벤츠가 각각 0.7%, 0.2%이다.

대형 카고 부문의 경우 수입트럭이 30%의 비중을 차지한다. 볼보트럭은 2015년 이 부문 점유율이 8.7%에 불과했지만 매년 점유율을 늘려 현재 16.5%까지 확대됐다.

트랙터(컨테이너를 싣는 대형 트럭) 부문도 마찬가지다. 2015년 트랙터에서 점유율 23.6%로 가장 앞섰던 만트럭은 현재 9.8%로 추락했고 그 사이 볼보트럭이 26.2%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덤프 부문은 2017년부터 볼보트럭의 독주가 체제다. 현재 볼보트럭의 덤프 점유율은 40.1%로 압도적 1위다.

◇ 야간정비, 트럭 운전기사에겐 필수


볼보트럭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는 업계 최초로 도입한 야간정비서비스가 꼽힌다. 이 업체는 국내 자동차업계 최초로 2016년 7월부터 야간정비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트럭 운전기사들은 유지보수를 위해 낮 동안 운행을 멈추면 그만큼 수입에 큰 타격을 입는다.

볼보트럭은 기사가 저녁에 트럭을 맡기면 다음날 오전 바로 운행할 수 있도록 야간에 차량을 수리한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브랜드 상관없이 수리를 해주는 타 업체와는 달리 볼보 서비스센터는 볼보트럭만 취급한다. 부품 수급과 관리가 체계적으로 가능한 이유다. 현재 인천·동탄·김해 직영 센터를 포함해 총 8개 서비스 센터에서 야간정비를 한다. 회전율은 98%에 달한다.

안전에 대한 우수성도 트럭 운전기사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졌다. 단적인 예로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1일부터 생산·판매되는 차량총중량 20톤 초과 화물·특수자동차를 대상으로 비상자동제동장치와 차선이탈경고장치 장착을 의무화했지만 차량총중량 3.5톤 초과 트럭과 20톤 이하 화물·특수자동차는 2021년 7월1일부터 의무 적용 기간이 늦춰졌다. 건설기계로 분류되는 덤프트럭은 아예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볼보트럭은 국내 법이 요구하는 기준과 상관없이 전차종에 능동적인 안전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적용, 비상자동제동장치(AEBS: Advanced Emergency Braking System)와 차선이탈경고장치 (LDWS; Lane Departure Warning System)를 기본사양으로 장착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의 68%가 졸음운전 관련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특히 화물차 사고 중 졸음운전이 원인이 된 비율은 무려 80%에 달했다. 안전에 대한 첨단 사양은 운전기사들로부터 신뢰를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

◇ 전기차로 진화하는 볼보트럭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볼보트럭은 지난해 올-일렉트릭 트럭인 '볼보 FL 일렉트릭(Volvo FL Electric)'과 '볼보 FE 일렉트릭(Volvo FE Electric)'을 출시했다.

이 모델들은 주로 도심 유통 운송과 쓰레기 운송 작업에 맞게 설계됐다. 배기가스 배출이 없는 전기트럭은 실내 터미널과 환경보호 구역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차량이 혼잡한 시간대를 피해 야간 시간 동안에도 소음 없이 대부분의 운송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 물류 관리의 측면에서도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유럽에서는 이 트럭들이 투입돼 있지만 국내 출시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스웨덴이 트럭 강국이 된 이유는 국토의 80%가 숲으로 이뤄져 삼림을 활용한 산업이 발달, 목재 이동 수단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서비스업보다 수출 중심의 산업 구조를 형성한 국가여서 트럭 수요 지속성이 타 국가에 비해 안정적이다. 볼보트럭의 국내 시장 서비스는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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