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 더 넓어진다…외인아파트는 체험 공간으로

입력 2019-12-23 12:00  


정부가 미군기지 이전 부지에 조성하는 용산민족공원의 면적을 종전 계획 대비 약 60만㎡가량 넓히기로 했다. 공원 조성을 추진할 제1기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 민간공동위원장은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임명됐다.

23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유홍준 위원장 주재로 열린 제1회 용산공워조성추진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추진 계획을 심의 및 의결했다. 용산공원의 면적은 종전 243만㎡에서 303만㎡로 약 60만㎡가량 넓어진다. 용산공원 북단의 옛 방위사업청 부지와 군인아파트 부지가 경계 안으로 편입된다. 인근 국립중앙박물관과 전쟁기념관, 용산가족공원도 공원 구역으로 들어온다. 서울시는 경계 확장을 반영해 내년 이후 용산공원정비구역 지정을 고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공원 확장을 체감하긴 힘들다. 용산공원 권역에 있으면서 개발이 곤란한 부지를 구역에 편입시킨 행정 절차일 뿐이기 때문이다. 용산공원 부지 한복판에 들어선 미군 드래곤힐호텔(8만4000㎡)의 경우엔 구역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미 양국은 이 호텔을 비롯한 미국 대사관과 대사관 직원 숙소, 헬기장 등의 시선을 잔류시키기로 합의한 바 있다. 서울시와 용산구청 등이 이전을 주장했지만 정부는 이미 한미 협의가 끝났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날 1기 민간공동위원장으로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을 임명했다. 위원회는 앞으로 2년 동안 활동한다. 분기마다 정례 회의를 개최한다.

앞서 1986년 돌려받았지만 그동안 미군이 임차해 사용해온 외인아파트는 보수를 거쳐 시민들의 체험 공간으로 개방된다. 내년 하반기 5단지부터 숙박시설과 작은 도서관 등의 형태로 활용된다. 기지 내부 체험이 가능한 버스투어도 미래세대나 소외지역 주민 등을 초청하는 그룹투어로 확대 추진한다.


미군이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기지 내 주요 시설물에 대한 정밀조사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보안상 이유로 외관 육안조사만 가능했으나 미군의 평택 이전으로 빈 건물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정부는 1단계로 내년 상반기에 시설물 전체에 대한 기본조사를 하고 7~8월엔 보존가치가 높은 시설물에 대한 정밀안전진단과 3D 촬영을 할 예정이다. 내년 말께 조사결과를 토대로 존치 대상 시설 등에 대한 관리방안을 마련한다. 용산기지 내 주요 역사적 시설물은 20세기 초반 준공된 일본군 장교숙소나 미8군사령부 등이다.

용산공원 조성사업은 지난 115년 동안 외국군의 주둔지였던 용산 일대를 공원으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공원의 경우 통상 조성과 운영이 지자체 업무지만 역사적 상징성을 고려해 최초의 국가공원으로 조성된다. 공원 조성이 완료되면 약 15만 그루의 나무가 식재돼 연간 61만명이 숨쉴 공기를 생산하고, 연 6t의 미세먼지 흡수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에 공원구역 북측 부지를 신규로 공원에 편입시켜 그간 단절됐던 남산-한강 녹지출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용산공원조성은 단절된 자연생태계가 복원된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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