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북한 선전매체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정책을 두고 "북미 사이에서 중재자, 촉진자 역할을 운운하며 주제 넘게 설쳐대며 무능만을 드러낸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우리 정부의 대북지원 사업을 두고서는 "가소롭기 그지 없는 형태"라며 비꼬았다.
북한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3일 "푼수 없는 처사는 망신만 자초하기 마련" 제하 논평을 내고 최근 문 대통령이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와의 정상회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등에 참석한 것을 두고 "다른 나라 정계, 사회계 인물들과 각종 회담 등을 통해 저들의 '한반도 평화구상' 실현에 대한 노력과 조미 사이의 중재자 역할에 대한 국제사회 지지를 얻어보려고 부산을 피워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16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과 회동한 문 대통령을 두고 "남조선 당국이 또 다시 조미(북미) 사이의 중재자로 나서보려고 주제 넘게 설쳐대고 있다. 그야말로 세인의 조소를 자아내는 푼수매련없는(형편없는)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남조선 당국자가 서울을 행각한 미 국무성 대조선정책특별대표를 만나 이른바 중재 방안을 놓고 쑥덕공론을 벌리였으며 청와대 관계자들은 저들에게 그 무슨 툭 불거진 중재 방안이나 있는 듯이 희떱게 놀아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재자 역할은 고사하고 저들이 미국에 얼마나 꽉 쥐여져있는가, 미국의 꼭두각시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서만 입증하는 꼴이 됐다"고 남·북·미 삼국관계가 교착 상태에 빠진 것을 우리 정부 탓으로 돌렸다.
또 다른 북 매체 '메아리'는 우리 정부의 대북지원 사업을 비난했다. 이날 메아리는 '궁색한 처지를 가리려는 지원 타령'이라는 글에서 "실로 구차스럽고 가소롭기 그지 없는 행태"라며 "(남측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그동안 미국의 손바닥 우에서 꼭두각시처럼 놀아나며 북남 선언 이행에서 단 한발자국도 전진하지 못하며 북남 관계 발전을 심히 저해한 저들의 궁색한 처지를 가리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통일부는 남북관계의 교착 상황 속에도 내년에도 '5만t 쌀 지원', 세계보건기구(WHO) 북한 모자보건 분야 의료지원 사업 500만달러 지원,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을 통한 북한 어린이·장애인의 영양·보건의료 지원계획 등 인도적 대북 지원은 지속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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