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전국 영업 본부장들에 "DLS 배상 최선 다해달라"

입력 2019-12-23 16:15   수정 2019-12-23 16:19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이 우리은행 전국 영업본부장들에게 DLS(파생결합증권) 배상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고객 손실 사태로 뒤숭숭해진 조직을 정비하고 영업점부터 신뢰를 회복하자는 취지다. 임원 월급을 자진 반납해 소비자 보호 기금으로 쓰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손 회장은 23일 전국 영업본부장 회의를 소집해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안을 적극 수용하고 고객 한 분 한 분의 입장을 적극 반영하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 소공로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이 회의에는 새로 선임한 본부장을 포함해 100명이 참석했다.

손 회장은 이 자리에서 ‘신뢰·혁신·효율’을 내년 경영 목표로 제시했다. 이중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신뢰'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객 신뢰 회복의 첫 걸음은 피해고객에 대한 성실하고 신속한 배상"이라며 "고객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추가적으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말했다.

새 평가 제도의 조기 정착을 위한 본부장들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내년 은행의 모든 제도와 시스템을 고객 입장에서 재검점하고 혁신해 나갈 것"이라며 "핵심성과지표(KPI)가 20년만에 획기적으로 바뀌는 만큼 영업본부장들이 역할을 잘 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우리은행은 DLS 손실 사태 이후 과도한 실적 경쟁을 줄이기 위해 KPI 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고객의 수익률을 개인 성과에 우선 반영하는 내용 등이 골자다.

회의에서는 급여를 자진 반납해 소비자 보호 기금을 만들자는 즉석 제안도 나왔다. 본부장급 이상 임원들이 월급의 일부를 내놓아 분조위 이후 추가적인 고객 피해 복구 자금으로 사용하자는 것이다. 손 회장은 "우리은행 임직원의 진심이 전달될 수 있는 제안"이라며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우리은행은 '고객을 먼저 생각하겠다'는 내용 등이 담긴 새 '자산관리 영업 윤리강령'도 선포했다.

DLS 사태와 관련한 제재심은 내년 초 열릴 예정이다. 당초 우리금융은 계열사 사장 및 은행 임원 인사를 이달 중 마칠 예정이었으나 이를 고려해 잠정 연기했다. 손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연임 여부는 제재심 이후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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