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23일(16:0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기업 경영진들이 2년 이내의 가까운 미래에 자신이 속한 기업의 비즈니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기술로 자동화와 로보틱스를 꼽았다.
EY한영은 23일 국내 52개 기업을 포함한 전 세계 기업 임원 29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 임원의 33%는 2년 이내에 소속 기업의 사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기술로 자동화와 로보틱스를 꼽았다. 두 번째로 영향을 줄 것으로 꼽은 기술은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24%)이었고, 블록체인(19%)이 그 뒤를 이었다. 5세대통신망(5G)를 선택한 임원은 5%에 그쳤다.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기업의 경우, 임원들은 AI와 머신러닝을 첫번째(26%)로 꼽았다. 자동화와 로보틱스가 두번째(20%)를 기록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세 번째로 애널리틱스(19%) 기술이 사업에 영향을 끼친다고 답했다. 블록체인은 9%에 그쳤다.
디지털 혁신에 대한 질문에서는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 경영진 사이의 견해 차이가 나타났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소속한 회사와 산업에 미친 가장 큰 영향’에 대해 글로벌 경영진 중 22%는 ‘진입 장벽이 축소되며 신규 시장 진입자가 늘어난다’고 답했다. 반면 국내 경영진 중 21%는 ‘필요 자본금 증가에 따라 급격한 수익 모델 변화가 나타나는 등 진입 장벽이 강화된다’고 답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시장 진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정반대로 해석한 것이다.
국내 경영진은 디지털 혁신 운영 방안에 대한 질문에 65%가 CDO(Chief Digital Officer), CTO(Chief Technology Officer) 등 기술 담당 임원에게 사내 디지털 역량이 집중돼 있다고 답변했다. 반면 글로벌 경영진은 이러한 응답이 49%에 그쳤다. 디지털 전략 수행을 위한 핵심요소로 국내 경영진은 ‘적절한 디지털 기술 및 관련 전문가 투입’(32%)을 가장 중요하게 꼽았지만, 글로벌 경영진은 ‘전사 전략과 개별 사업부 간의 협력 및 연결’(29%)을 최우선시했다. 단 국내외 경영진 모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자신이 속한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에는 동의했다.
정기환 EY한영 재무자문본부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있어서 국내와 글로벌 경영진의 견해 차이는 산업 구조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며 ”국내는 산업 구조 중심이 제조업에 있기 때문에 자동화와 로보틱스에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디지털 혁신은 전사적 노력이 필요한 일이기에 CDO, CTO 등 기술 담당 임원의 몫이라는 관점은 극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올 하반기 전 세계 45개국, 14개 산업군의 C레벨 임원 1513명을 포함해 기업 경영진 29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국내에서는 52개 기업의 경영진이 참여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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