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인기선물 스마트폰? 옛말…최신폰은 산타도 '부담' [김은지의 텔레파시]

입력 2019-12-25 08:00  

[편집자주] 정보기술(IT)의 바다는 역동적입니다. 감탄을 자아내는 신기술이 밀물처럼 밀려오지만 어렵고 생소한 개념이 넘실대는 통에 깊이 다가서기 어렵습니다. 독자들의 보다 즐거운 탐험을 위해 IT의 바다 한가운데서 매주 생생한 '텔레파시'를 전하겠습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각광받아온 스마트폰을 올해는 선뜻 사주기 어려울 전망이다. 매년 단말기 값이 오르는 데다 올 연말에는 이동통신사의 지원금도 대폭 축소됐기 때문이다.

25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 시리즈(노트10·노트10플러스), LG전자 LG V50S 씽큐에 실었던 공시지원금을 20만~35만원에서 10만9000~21만5000원 수준으로 절반 이상 내렸다.

기존에는 월 10만원대와 13만원대 고가 5G 요금제 가입 고객에 일괄 35만원을 지원했지만 24일부터는 지원금을 축소하면서 각각 16만6200원, 21만5000원으로 차등 책정했다.

앞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같은 모델의 공시지원금을 깎았다. SK텔레콤은 지난 14일 요금제별로 20만4000~32만원이던 지원금을 10만~17만원으로 하향했다. LG유플러스도 13일 지원금 규모를 16만7000~33만원에서 8만3000~18만8000원으로 절반가량 줄였다.

이통사들이 최고 70만원에 달하는 공시지원금을 쏟아부으며 공짜폰, 페이백(현금을 되돌려주는 행위)이 성행했던 올 상반기와 비교하면 스마트폰 시장에 확연한 '겨울'이 온 셈이다.


해가 다르게 몸값을 올리는 스마트폰 가격 자체도 부담. 스마트폰 평균 교체주기가 2년6개월 정도인데, 소비자 입장에서 올해 출시된 플래그십 스마트폰 단말기 값은 2년 전보다 30만원가량 비싸졌다.

일례로 올 4월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10(512GB)의 출고가는 155만6500원이다. 2017년 4월 출시된 같은 시리즈 갤럭시S8(64GB·93만5000원), 갤럭시S8 플러스(128GB·115만5000원)보다 각각 약 62만원, 40만원 올랐다.

갤럭시노트도 2년 만에 가격이 훌쩍 뛰었다. 2017년 9월 출시된 갤럭시노트8 기본 모델(64GB) 가격은 109만4500원, 올 8월 나온 갤럭시노트10 기본 모델(256GB) 가격은 124만8500원이다. 최고 사양 모델을 비교하면 갤럭시노트8(256GB) 125만4000원, 갤럭시노트10 플러스(512GB) 149만6000원으로 가격 차가 더 벌어졌다.

애플 아이폰 시리즈는 2년 만에 백만원 단위 앞자리가 바뀌었다. 2017년 11월 출시된 아이폰8 플러스(256GB) 출고가는 128만3700원. 하지만 올 10월 나온 아이폰11프로(512GB)는 187만원, 아이폰11프로 맥스(512GB)는 203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처럼 플래그십 모델의 최고가가 계속 경신되면서 팍팍한 살림, 얇은 지갑에 200만원에 육박하는 스마트폰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택하기는 쉽지 않아졌다. 그러면서 이통사들과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누렸던 크리스마스 특수도 조금씩 사라지는 추세다.

한 이통업계 관계자는 "2년 전에는 플래그십 모델도 일반형은 100만원이 채 넘지 않았다.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길어지고 가격이 비싸진 탓에 연말이라고 해서 특별히 스마트폰이 더 팔리지는 않는다"며 "특히 올해는 이통사 지원금 규모도 크게 줄어 '크리스마스 특수'를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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