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부작용 줄인 NK세포치료제 뜬다

입력 2019-12-25 18:34   수정 2019-12-26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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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 분야에서 자연살해(NK)세포 치료제가 T세포 치료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T세포 기반 면역세포 치료제의 부작용을 극복하고 동종 치료제로서 더 많은 환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달 초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미국혈액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미국 바이오 기업 페이트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NK세포 기반 면역세포치료제 ‘FT596’의 전임상 결과가 주목을 끌었다. FT596은 면역세포의 일종인 NK세포에 항암효과를 높이는 세 가지 물질을 결합한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이다.

페이트테라퓨틱스는 이번 발표에서 환자 본인의 T세포를 유전자 변환해 항암제로 쓰는 CAR-T치료제와 달리 NK세포치료제가 CAR-T치료제와 비슷한 효능을 보이면서 동종 치료제로 대량 생산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발표 후 1주일 동안 이 회사 주가는 45% 이상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약 1조5000억원에 이른다. 내년 초 혈액암을 적응증으로 한 임상 1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지난달 중순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암학회 학술대회에서 전임상 결과를 발표한 미국 바이오 기업 엔카르타테라퓨틱스도 CAR-NK치료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B세포 악성종양 치료제 ‘NKX019’는 종양에 반응하는 수용체 유전자와 NK세포 활성도를 강화하는 사이토카인을 전달하는 NK세포를 배양해 만든 CAR-NK치료제다. 엔카르타테라퓨틱스는 면역반응을 과도하게 활성화해 정상세포까지 파괴되는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 같은 CAR-T치료제의 부작용이 CAR-NK치료제에서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9월 1억14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NK세포는 T세포와 달리 독자적으로 종양세포를 인지하고 공격하는 면역세포다. 생체 내 면역반응과 염증을 조절하고 암세포의 증식과 전이를 일으키는 암 줄기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그러나 혈액에 소량으로 존재하는 NK세포를 고활성·고순도로 분리 배양하기 어려워 그동안 T세포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국내 기업들도 NK세포치료제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엔케이맥스는 NK세포의 항암효과를 높이는 것은 물론 자가 치료제는 1만 배, 동종 치료제는 최대 190억 배까지 대량 증식시킬 수 있는 슈퍼NK 기술을 확보했다. 국내와 미국, 멕시코에서 암과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임상을 하고 있다. 녹십자랩셀, 차바이오텍, 박셀바이오 등도 간암, 난소암 등을 목표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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