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23년 만에 한국노총을 제치고 국내 제1노총이 됐다. 고용노동부가 25일 발표한 '2018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민주노총 가입자 수가 한국노총 가입자 수를 처음으로 앞섰다.
2017년까지만 해도 한국노총(87만 2000명)이 민주노총(71만 2000명)을 16만 명 가량 앞섰지만 1년 만에 뒤집힌 것이다. '노동 존중'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에서 민주노총이 세(勢)를 급격히 불린 결과로 풀이된다.
민주노총 가입자 수가 1년 만에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해 3월 합법노조로 인정받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원(약 9만 6000명)과 넥슨, 네이버 등 IT회사에서 설립된 노조들이 합류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노조에 가입한 근로자 수는 233만 1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208만 8000명)보다 11.6%(24만 3000명) 늘었다. 노조원 수는 2017년 처음으로 200만 명을 넘겼으며 2018년에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노조 조직률은 지난해 11.8%를 기록했다. 1년 전(10.7%)보다 1.1%포인트 늘었다. 2000년(1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 같은 증가세는 민주노총이 이끌었다. 2012~2016년 60만 명대였던 민주노총 조합원 수는 2017년 71만 1000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 한 해만 36.1%(25만 7000명) 늘었다. 지난해 민주노총 조합원 증가 폭이 전체 노조원 증가 폭보다 크다. 한국노총 조합원 수는 2017년 87만 2000명에서 지난해 93만 3000명으로 7%(6만 1000명) 증가했다.
정부의 '친노조' 정책이 민주노총을 비롯한 전체 조합원 증가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중요 국정 목표 중 하나로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존중받는 세상'을 꼽았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이 추진되면서 정규직 전환 희망 근로자가 민주노총에 많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이 최대 노총이 되면서 정부의 고민이 더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노총이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불참하는 등 현 정부와 갈등을 겪고 있어서다.
한편 이번 발표는 설립 신고된 노동조합이 지방고용노동관서 및 지방자치단체 등 행정관청에 통보한 2018년말 기준 노동조합 현황 자료를 한국비료노동법학회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