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부터 기름의 감칠맛 없이 어떻게 맛을 낼지가 고민이었다. ‘소스’와 ‘원재료’에서 답을 찾았다. 굽네가 사용하는 소스는 단독 제품으로도 출시돼 불티나게 팔린다. 온라인 쇼핑몰 ‘굽네몰’에선 지난해 닭가슴살 스테이크, 장조림, 리조토 볶음밥 등 다양한 가정간편식 판매가 2018년보다 세 배 이상 급증했다. 반려견 영양식 브랜드 ‘듀먼’도 선보였다.
굽네치킨은 지난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굽네피자’다. 치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배달 앱(응용프로그램)에선 새로운 경쟁자들이 나타나자 피자로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해 5월 출시된 굽네피자 3종은 7개월 만에 230억원어치가 팔렸다. 피자를 개발한 셰프 출신의 백광하 과장은 “그동안 축적한 소스 경쟁력이 피자 개발에서 힘을 발휘했다”며 “제주 테스트 매장을 시작으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피자와 치킨을 함께 주문하는 ‘결합주문’ 건수가 전체의 60%까지 상승했다”고 말했다.
굽네피자는 셰프들이 만들었다. 백 과장은 아워홈과 중식당인 크리스탈제이드 등에서 일했다. 함께 개발한 한대희 과장 역시 리츠칼튼, 반얀트리 등 특급호텔과 도미노피자 등을 거쳤다.
피자 3종은 굽네치킨의 스테디셀러인 갈비천왕, 볼케이노, 허니멜로 치킨 소스를 활용했다. 12시간 저온 숙성한 흑미도우 위에 굽네치킨의 특제 소스를 발라 내놓는다.
굽네치킨 마케팅팀 관계자는 “2016년 출시된 볼케이노는 4년간 4000억원어치가 팔리며 매운맛 치킨 열풍의 원조가 됐고, 3년 전 출시한 갈비천왕은 ‘단짠의 정석’인 갈비맛에 익숙한 10대들의 인기를 끌었다”며 “1년에 한 번 내놓은 신제품이 히트 상품이 되고, 그 소스를 활용한 피자 역시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피자는 오븐구이 설비가 이미 구비된 굽네치킨 가맹점주들에게도 환영받았다. 경쟁이 치열한 치킨 시장에서 피자라는 상품을 별다른 투자 없이 함께 제공해 수익을 늘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조리 시간도 치킨에 비해 짧다. 치킨 한 마리 조리 시간은 13~15분인 반면 피자는 반조리 상태로 납품받아 오븐에서 8~10분이면 조리가 가능하다. 굽네치킨 상품개발팀은 전국 7개 센터의 슈퍼바이저 40여 명에게 피자 조리 기술을 전수하고, 이들은 다시 가맹점에 피자 조리법을 알렸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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