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도 와인처럼…예쁜 라벨에 품질 높여 2030에 인기

입력 2019-12-26 15:13   수정 2019-12-26 15:46



‘저절로 손이 가는 예쁜 디자인 라벨, 지역색을 잘 살린 술….’

올 한해 막걸리 업체들은 2030 소비자에게 적극 다가섰다. 장수·서울막걸리 일색이던 막걸리 시장에 지역색을 앞세우고 건강 트렌드, 감각적인 라벨 디자인을 내세운 브랜드가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라벨과 지역색을 중시해온 와인 시장의 흐름을 막걸리가 뒤쫓고 있는 셈이다.

이마트 전국 141개 점포에서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팔린 막걸리 매출 순위를 보면 이런 흐름이 도드라진다. 막걸리 제품 전체를 놓고 보면 ‘생 장수막걸리’는 여전히 부동의 1위였다.

하지만 750mL~1L 용량 1병의 가격이 2500원을 넘는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분류하면 순위가 달라진다. 이 시장 1등은 국순당의 ‘생 유산균 막걸리’다.

지난해 5월 출시한 이 제품은 국순당만의 발효 공법을 활용해 건강에 좋은 유산균을 1000억 마리 이상 넣었다. 야쿠르트보다 유산균이 100배 더 많다.

지평막걸리는 경영주가 4대를 이어 양조장을 경영하는 경기 양평의 대표 브랜드다. 젊은 감각을 강조하며 도수를 낮춰 ‘숙취없는 막걸리’로 인기를 끌었다. 지평은 올 6월 이마트와 단독 브랜드 ‘지평1925’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출시 후 5개월 실적만으로도 올해 이마트 프리미엄 막걸리 2위를 차지했다. 지평은 회사가 커지면서 생산공장을 춘천으로 옮겼다.

3위는 우도땅콩전통주가 차지했다. 제주 우도의 특산품 ‘땅콩’을 원료로 만든 막걸리다. 우도산 땅콩을 들여와 충북 청주공장에서 생산한다. 땅콩의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제주 여행자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을 탔다.

이마트는 지역에서 발굴한 개성있는 막걸리 제품을 점포에 앞세우고 있다. 이마트에서 막걸리를 구매한 소비자 중 20~30대 비율은 2017년엔 25%, 2018년 28%를 차지했다. 올해는 40%까지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찬우 전통주 바이어는 “프리미엄 제품은 1200~1500원대인 일반 막걸리보다 1000원 이상 비싸지만 나를 위한 소비를 중시하는 젊은 층 소비자들에게 반응이 좋다”며 “업체들이 라벨 디자인에 공을 들이면서 여성 소비자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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