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스케일 공중戰…美 애국심의 승리

입력 2019-12-29 17:12   수정 2019-12-30 02:28

미드웨이 해전은 1942년 6월 태평양전쟁에서 불리하던 미군의 전세를 단번에 뒤집은 역사적 대전이다. 1977년 개봉한 찰턴 헤스턴 주연의 영화 ‘미드웨이’에서는 미드웨이 해전만 다뤘다면 31일 개봉하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신작 ‘미드웨이’는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부터 미드웨이 해전까지 전황을 사료에 근거해 충실히 재현했다. 상영시간 2시간18분 동안 해전을 속도감 있게 펼쳐내며 당시 미국과 일본의 군대문화를 흥미롭게 대비시킨다.

영화는 미국 승전의 원인을 공중전과 정보전의 승리에서 찾는다. 그 밑바탕에는 일본 전체주의에 대한 미국 자유주의의 승리가 깔려 있다. 도입부에서 조종사 딕 베스트(에드 스크레인 분)가 안전수칙을 어기고 위험한 무동력 수직착륙을 시도한다. 적기의 탄환을 맞아 기체가 손상됐다고 스스로 가정한 훈련이다. 이런 창조적인 훈련을 하는 베스트는 미국의 자유와 용기를 상징하는 캐릭터다.

암호해독반을 이끄는 정보장교 레이튼(패트릭 윌슨 분)도 마찬가지다. 그는 진주만 공습 이후 일본군의 새로운 공격 타깃 AF가 어디를 말하는지 풀기 위해 분투한다.

미국과 일본 최고 사령관의 행동도 대조적이다. 니미츠 제독은 현장 요원들과 잦은 소통을 통해 전략을 결정한다. 일본 야마모토 사령관은 개인적인 고뇌와 판단으로 작전을 명령한다. 야마모토가 개인적으로 뛰어난 장군이지만 미군의 집단지성을 당할 수 없다는 것을 암시한다.

미군들은 가족과 자유를 지키기 위한 자발적인 애국심을 추동력으로 삼았음을 영화는 강조한다. 일본군은 미군의 충성심과 용기가 자신들을 따라올 수 없다고 말하지만 젊은 미군 용사들은 기꺼이 목숨을 걸고 전투에 뛰어든다. 미 해군은 미드웨이 해전에서 대승했지만, 출전 조종사의 절반은 돌아오지 못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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