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후원자 고(故) 강성윤 씨는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로 지병을 앓다 지난 9월 경기 수원에 있는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사망 당시 유일한 유족인 강씨의 부친이 연로해 장례도 제대로 치를 상황이 아니었다. 수원시 매탄1동 행정복지센터가 도와 무사히 장례를 마쳤다.
강씨는 지난 5월 지병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으면서 매탄1동 행정복지센터 지현주 통합사례관리사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유산 기부 의지도 전했다. 지 관리사는 “고인이 사망 전 수시로 어린이재단에 유산을 남기겠다고 자주 언급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후 스마트폰에 남긴 유산 기부 메모를 확인했고 강씨의 부친에게도 고인의 유지를 전달했다. 부친은 강씨 생전의 뜻에 따라 사망보험금과 증권, 예금 일부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후원하는 데 동의했다.
1948년 설립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어린이 복지 증진을 위해 설립된 사회복지전문기관이다. 아동의 권리 증진과 폭력 예방, 유해약물·매체 등으로부터 어린이 보호, 해외 빈곤아동 후원, 북한 아동의 급식 및 보건의료 지원 등의 활동을 해오고 있다. 전 세계 11개국으로 구성돼 58개국 아이들을 도와주는 국제어린이재단연맹(Childfund Alliance)의 회원기관이기도 하다.
강씨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유산 기부의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지난 10월 발족한 ‘그린레거시클럽’의 13번째 유산 기부 후원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어린 시절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 평소에도 소외된 아동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지 관리사는 “고인의 바람대로 남긴 유산이 아이들에게 소중하게 쓰여 고인이 편하게 눈 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은 고인의 뜻이 실현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매탄1동 행정복지센터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회장은 “고인의 뜻에 따라 유산 기부를 동의해주신 고인의 아버지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아이들을 위해 소중한 후원금, 한 닢의 동전도 소중하게 쓰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과 차흥봉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표 등도 그린레거시클럽을 통한 유산 기부에 동참해 나눔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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