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노르웨이 연어 금수 재개, '무한리필 식당' 부활 신호탄 될까

입력 2019-12-30 19:43  

[12월 30일(19:43) '모바일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한경 기사 더보기 ▶



(정연일 국제부 기자) '무한리필' 연어 식당이 우리나라에서 다시 유행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러시아가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 중단 재개를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연어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 중 하나인 러시아가 수입을 중단하면 노르웨이산 연어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에 러시아가 유럽연합(EU)의 경제 제재에 반발해 노르웨이산 연어를 수입하지 않게 된 뒤 무한리필 연어 식당이 우후죽순 생겨난 바 있습니다.

러시아 농수산물 검역 당국은 지난주 목요일인 26일 웹사이트를 통해 "내년부터 노르웨이산 수산물 수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당국은 "연어 송어 등 노르웨이산 어류에서 러시아의 식품 안전규정을 위반한 사례가 여럿 발견됐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번 조치는 노르웨이산 생선들이 러시아에서 유통되기에 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 무기한 적용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외신들 사이에서는 러시아의 이번 조치를 EU가 최근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기간을 연장한 것에 대한 몽니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지난 12일 EU 정상들은 정상회의를 열고 내년 1월로 예정됐던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종료 시한을 7월까지로 연장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EU는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분리주의 반군에 대한 지원을 시작하자 경제 제재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러시아는 EU 제재에 반발해 노르웨이 등 EU 회원국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 수입을 1년 동안 전면 중단했습니다.

러시아의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 금지가 우리나라 요식업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주목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을 전후해 연어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무한리필 식당 숫자가 크게 늘어난 바 있습니다. 당시 갈 곳을 잃은 노르웨이산 연어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2014년 초에 ㎏당 8달러에 육박했던 노르웨이의 양식 연어 가격은 2015년에는 5달러로 떨어졌습니다. 그 결과 2015년 우리나라의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량은 전년 대비 무려 42.4%나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러시아의 제재 기간이 끝나면서 노르웨이산 연어 가격은 다시 원래 가격인 ㎏당 8달러대를 회복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무한리필 연어 식당이 여럿 폐업하는 상황이 빚어졌습니다. 폐업하지 않은 식당들도 무한리필 메뉴의 가격을 인상해야만 했습니다. 연어 가격이 제자리를 되찾았던 2016년 우리나라의 연어 수입량은 전년 대비 10% 하락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를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과거 무한리필 연어 식당 붐이 빠르게 사그라드는 현상을 목격한 적이 있는 자영업자들이 섣불리 같은 일을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2014년 러시아 제재로 피해를 봤던 노르웨이 연어 양식업자들이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등 새로운 수출 시장을 확보해둔 점으로 인해 연어 가격의 낙폭이 저번처럼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끝) /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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