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짚어보는 2019년 자동차 산업 10대 뉴스

입력 2019-12-31 08:00  


 갈등이 지속된 한 해였다. 한국과 일본 정부의 경제전쟁으로 일본차 불매운동이 촉발됐고 모빌리티 플랫폼사업인 타다와 택시업계 간 갈등은 새로운 여객차운수사업법 통과로 이어졌다. 어린이 보호구역 내 사고에 대한 처벌은 무거워졌지만 과잉처벌이란 의견도 나온다. 자동차시장에선 새로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내 하이퍼카시장이 태동기를 맞고 전기차 판매는 급증했다. 환경적으로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배출가스 5등급 차의 서울 도심 진입을 제한했고 LPG차의 일반인 구매를 허용했다. 다사다난했던 2019년 자동차 뉴스를 되짚어본다. 편집자 

 1. 일본차 불매운동
 7월 일본 아베 정부의 수출규제 여파로 국내에선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됐다. 불매운동 첫 달인 8월엔 일본차 판매가 90% 가까이 줄었다. 사상 처음 연간 5만 대 판매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됐던 일본차는 올해 3만5,000대를 넘기기도 쉽지 않게 됐다. 혼다는 재고를 털기 위해 일부 차종을 20% 이상 할인했다. 한국닛산은 철수설이 돌기도 했다. 인피니티도 최대 1,700만원 할인을 단행했다. 할인효과는 구매상승으로 이어졌지만 언제까지 불매운동이 지속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본차 브랜드들은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나마 최근 한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다행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2. 타다와 택시 간 갈등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이른바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이 개정안은 대통령령이 정하고 있는 운전자 알선 허용범위를 관광목적으로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차를 빌릴 때로 명시, 타다 베이직의 영업근거를 법률로 제한한다. 또 모빌리티기업이 기여금을 내고 플랫폼운송면허를 받으면 국토교통부가 허가한 총량제 안에서 합법적으로 운송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플랫폼운송사업을 법제화하는 내용으 담았다. 타다는 "막대한 기여금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며 "개정안은 택시산업의 이익보호만 고려했다"고 반발했다. 입법이 완료되면 법 공포 1년 뒤에 시행하며, 처벌은 개정안 시행 후 6개월간 유예한다. 

 3. 현대차, 61조 원 투입해 모빌리티회사로 변신 선언
 현대자동차가 오는 2025년까지 총 61조1,000억 원을 투자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기업으로 탈바꿈한다. 자동차제조업 중심에서 탈피해 개인용 비행체, 로보틱스,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한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부문에서 3대 제조기업으로 도약하고 자동차와 정비, 관리, 금융, 보험, 충전 등을 결합하는 플랫폼 서비스사업 기반도 구축한다.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서비스'로 사업구조를 전환해 장기적 관점의 지속 성장을 추구한다. 

 4 윤창호법, 민식이법 등 운전자 처벌 강화
 음주운전자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는 일명 윤창호법(도로교통법 개정안)을 시행한 지 만 1년을 맞았다. 면허 정지와 취소 등 음주운전 처벌 기준을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에서 0.03% 이상, 0.10% 이상에서 0.08% 이상으로 강화했다. 면허 취소가 가능한 적발건수도 3회에서 2회로 변경했다. 음주운전을 하다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는 기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바꿨다. 경찰청에 따르면 윤창호법 시행 후 음주운전 적발건수는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12월에는 어린이 보호구역의 각종 안전설비 기준을 강화하고 사고 시 가중 처벌할 수 있는 일명 민식이법(도로교통법, 특정법죄가중처벌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스쿨존에 무인교통단속장비와 신호등ㆍ과속방지턱ㆍ속도제한ㆍ안전표시 등을 설치하는 걸 의무화했다. 특가법 개정안은 스쿨존에서 어린이가 교통사고로 사망할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을, 만 13세 어린이가 다치면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 벌금'을 물리도록 했다. 그러나 사망사고 시 최대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한 특가법이 과도할 뿐 아니라 형벌 비례성 원칙·과잉금지 원칙을 벗어난다는 지적도 있다. 

 5. 배출가스 5등급차, 서울 도심 운행금지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판정을 받은 자동차의 서울 도심 운행을 금지했다. 운행제한지역은 '녹색교통지역'으로 지정한 '한양도성 내부', 즉 서울 도심 4대문 안이다. 평일뿐 아니라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에도 적용한다. 시간대는 매일 오전 6시~오후 9시다. 과태료는 건당 25만 원이다. 규제 첫 날, 6분에 1대 꼴로 위반차를 단속했으나 시행 2주만에 단속건수가 50% 넘게 줄었다. 1일에는 416대에 과태료를 부과했지만 2일에는 264대, 9일 245대, 16일 198대로 점점 감소했다. 서울시는 운행제한을 통해 도심 교통정체와 미세먼지를 함께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 하이퍼카 한국 진출
 국내 하이퍼카시장이 달아올랐다. 안마의자 제조사인 바디프랜드가 코닉세그 국내 총판인 코닉세그코리아를 만들고 예스코를 출시했다. 최고출력이 1,600마력, 가격은 30억 원을 넘는다. 이어 독일 하이퍼카 제조사 아폴로오토모빌이 A1 인터내셔널을 통해 아폴로 IE를 국내에 선보였다. 무게가 1,250㎏에 불과하고 가격은 약 36억 원이다. 오토모빌리 피난파리나는 기흥인터내셔널과 파트너십을 맺고 한국 진출을 선언했다. 첫 차는 전기 하이퍼 GT카 '바티스타'다. 2020년엔 파가니와 부가티도 한국땅을 밟는다. 국내 총판을 대기업인 효성그룹과 한국타이어가 맡는다.

 7. 국내 자동차 생산 연 400만 대 붕괴
 국내 연간 자동차 생산대수가 400만 대 이하로 떨어질 위기다. 가장 최근 연산 400만 대 이하를 기록한 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1월 완성차업체의 국내 생산실적은 361만3,077대로 지난해 동기보다 1.6% 줄었다. 11월 생산대수는 34만6,379대로, 전년동월보다 11.3% 감소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생산대수는 400만 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생산부진은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쌍용자동차 3사의 탓이 컸다. 한국지엠 1~11월 누적생산은 8.2%, 르노삼성은 24.2%, 쌍용차는 6.2% 각각 줄었다. 한국지엠은 트랙스 생산물량이, 르노삼성은 닛산 로그 위탁물량이 감소한 게 영향을 미쳤다.
 

 8. 전기차 성장
 전기차 판매가 11월까지 총 3만1,956대를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10.4% 성장했다. 현대자동차 코나와 아이오닉, 기아자동차 니로, 쉐보레 볼트 전기차가 판매를 이끌었다. 테슬라 모델3와 벤츠 EQC 등 프리미엄 전기차도 국내에 들어왔다. 현대차는 양산차 최초의 1t 전기트럭인 포터 일렉트릭을 선보였다. 2020년엔 르노 조에, 미니 일렉트릭, 푸조 e-208과 e-2008, 아우디 e-트론, 포르쉐 타이칸 등의 순수전기차가 출시를 준비중이다.  

 9. 군산공장 인수한 명신, 바이톤 전기차 생산
 한국지엠의 군산공장을 인수한 명신이 전기차 '퓨처모빌리티 바이톤 엠바이트'를 생산할 전망이다. 명신은 퓨처모빌리티와 2021년부터 연간 5만 대 이상의 전기차 위탁생산협약을 체결했다. 퓨처모빌리티는 2015년 미국에서 설립한 전기차 개발회사로, 2020년 상반기 중국공장에서 연 30만 대 규모의 양산에 들어간다. 명신은 SUV와 중형 세단을 연 5만 대 이상 위탁생산하며, 향후 생산대수를 20만 대까지 늘려 나갈 방침이다. 군산에서 생산하는 5만 대의 전기차는 모두 국내에 판다. 회사측은 판매를 전담할 파트너업체를 물색하고 전기차 충전시설 등 관련 인프라 확충에도 나선다. 명신은 전기차 위탁생산뿐 아니라 자체 전기차 플랫폼 개발도 준비할 예정이다.

 10. LPG 차 일반인 구매 허용
 LPG 연료 사용차의 일반인 구매를 3월부터 가능해졌다.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면서 택시와 렌터카, 장애인 등에만 제한적으로 허용하던 LPG차 사용규제를 전면 완화한 것. 미세먼지가 국가적 해결과제로 떠오르면서 가솔린과 디젤에 비해 상대적으로 친환경 연료인 LPG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덕이다. 르노삼성이 QM6 LPG를 출시하면서 완성차업계 최초로 중형 LPG SUV를 내놨고, 현대·기아차가 그랜저와 K5 등 최근 출시한 신차에 일반인용 LPG를 마련했다. 쌍용차는 개조업체를 통해 제공하던 티볼리 LPG를 직접 생산키로 했다. LPG차 확대로 수년간 감소하던 LPG 등록대수가 올해 반등했다.

오토타임즈 취재팀 autotimes@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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