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 '親이란 민병대' 공습…중동 전운 고조

입력 2019-12-30 15:16   수정 2020-03-30 00:01

미군이 중동과 동아프리카에서 각각 역내 무장단체 거점을 공습했다. 이 일대 공격과 테러에 대한 반격이라는 주장이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친(親)이란 성향인 이슬람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이라크와 시리아 군사 거점을 공습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조너선 호프먼 미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미군은 카타이브 헤즈볼라에 다섯 차례에 걸쳐 정밀 타격을 했다”며 “이란과 이란 대리군이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공격을 중단해야 미국이 추가 ‘방어용 공격’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은 이라크에서 세 곳, 시리아에선 두 곳을 공습했다. 주요 외신은 미군이 지난 27일 이라크 북부 미군 기지를 겨냥한 로켓포 공격에 대한 보복을 하기 위해 이번 공습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공격으로 미국인 민간 건설업자가 죽고 미군과 이라크 보안군 등 총 네 명이 다쳤다. 미군은 로켓포 공격 배후가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라고 보고 있다.

미국이 카타이브 헤즈볼라를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원래 이라크 내 시아파 성직자와 성지 등을 지키기 위해 조직된 사병집단으로 출범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지원을 받아 조직을 키우던 중 2014년 이슬람국가(IS)가 창궐하면서 IS 소탕을 명분 삼아 강력한 무장세력으로 급성장했다. 당시 미군 및 이라크 정부군과 함께 이라크 일대 대테러전을 주도했다. 시리아에도 지원군을 파병했다.

일각에선 이번 공격이 역내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아파 민병대는 이라크에선 정부 산하 정식 군 조직으로 인정받아서다. FT는 “이번 공격은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다른 나라로도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라크인은 미·이란 갈등에 자국이 휘말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미군 아프리카사령부는 동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알카에다와 연계된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샤바브를 세 차례 공습했다. 이날 미군은 “알샤바브는 무고한 이들을 대상으로 폭탄 테러를 저질렀다”며 “이에 대한 반격으로 공습을 벌여 4명을 사살하고 차량 두 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전날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선 차량을 이용한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로 인한 사망자가 90명 이상이라고 전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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