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모스 브리지인베스트먼트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사진)는 29일(현지시간)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미국 부동산 투자에 대해 이같이 조언했다. 그는 씨티뱅크 아시아의 CEO와 투자은행(IB) 분야 글로벌 헤드를 지냈으며 2011년 이 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 회사 자산은 당시 2억달러 규모에서 현재 200억달러 규모로 커졌다. 부동산 시장조사업체인 IPE리서치에 따르면 이 회사는 자산 기준으로 미국 내 부동산 기업 중 26위, 글로벌 부동산 기업 중 75위에 올라있다.
모스 회장은 미 부동산 시장에 투자할 때 인구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도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젊은 세대는 주택을 소유하기보다 임차하는 경향이 높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모스 회장은 “이런 인구 변화를 감안할 때 시니어 하우징(노인용 요양주택)과 멀티패밀리(아파트) 등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 지역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구가 증가하는 미국의 2선 도시들을 주목하라는 것이 그의 주문이다. 모스 회장은 “2선 도시에선 새 일자리 창출이 이어지면서 사무실 수요도 늘고 있다”며 “샬럿, 탬파, 애틀랜타, 댈러스, 덴버, 피닉스 등의 2선 도시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소매 상가와 호텔 등 접객 시설, 그리고 뉴욕 등 관문 도시의 콘도 등에는 투자하지 않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모스 회장은 “이 분야와 지역에선 공급과 인구통계학적 경향이 투자하기에 부정적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경향은 2018년에도 그랬고 2019년에도 이어졌으며 2020년에도 그럴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 등 관문 도시는 워낙 공급이 넘치는 데다 중국 투자자들이 철수하면서 약세가 심화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모스 회장은 미국 부동산 시장에 컴플레이선시(안주, 자만하는 현상)는 아직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의 경기 확장이 기록적으로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은 경기 사이클 막판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매우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몇 년간 자산 가격이 올라가 자본환원율은 점점 낮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미 국채 수익률과는 충분한 스프레드(격차)가 있다”며 “그건 투기적 버블이 있다기보다는 여전히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맞아들어가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모스 회장은 부동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금리가 상당 기간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막대한 미 정부의 부채를 생각하면 미 중앙은행(Fed)은 쉽게 금리를 높일 수 없다”며 “지금 경기가 꽤 좋기 때문에 더 인하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최근 발표한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한국 시장을 잘 모른다”면서도 “일반적으로 정부의 개입은 시장을 왜곡시키고 문제를 더 키운다”고 지적했다. 또 “집값이 오를 때 정답은 더 많은 주택 공급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전문은 한경닷컴 (www.hankyung.com) 참조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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