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오동 영웅' 최진동 장군 사진 찾았다

입력 2019-12-30 18:05   수정 2019-12-31 02:50

일제강점기 독립군 부대 대한군무도독부와 대한북로독군부 사령관을 지낸 최진동 장군(1882~1945)의 사진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최진동 장군은 홍범도 독립군 장군과 함께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끈 주역이다.

반병률 한국외국어대 사학과 교수는 1922년 1월 열린 모스크바 극동민족대회에 참석한 홍범도 장군(사진 왼쪽)과 최진동 장군(오른쪽)의 사진을 30일 공개했다. 반 교수는 지난해 7월 모스크바 근교의 사진·영상물보관소에서 극동민족대회 개회식 영상을 입수했다. 김규식·여운형·조봉암·홍범도·김단야 등 독립운동 지도자들의 참가 접수증을 발견하고 관련 사진 등을 확보했다. 이 사진 중에서 홍범도 장군과 함께 찍힌 인물이 최진동 장군이라는 사실을 유족의 증언을 통해 확인한 것이다.

최운산(최진동 장군의 동생) 장군의 손녀 최성주 씨는 “이 사진을 미국 하와이에 사는 당고모(최진동 장군의 딸 최경주 씨)에게 보내 ‘아버지가 홍범도 장군과 함께 찍은 이 사진이 어릴 때 집에 걸려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반 교수가 공개한 사진에는 군복을 입은 두 장군이 권총을 차고 차량에 기댄 채 서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왼쪽 홍범도 장군의 모습은 오래전부터 알려졌으나 둘이 함께 찍은 사진은 반 교수가 처음 입수해 공개한 것이다. ‘홍범도 일기’에 따르면 홍 장군은 당시 소련 최고지도자 레닌을 접견하고 권총 한 자루와 금화 100루블, 레닌이 친필 서명한 ‘조선군 대장’ 증명서 등을 선물 받았다.

반 교수는 “홍범도와 함께 있는 인물을 고려인 출신의 볼셰비키 적군(赤軍) 장교로 추정했지만 유족의 증언으로 최진동 장군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홍 장군과 함께 레닌에게서 권총과 군복을 선물 받았다면 그에 버금가는 독립군 대장으로 예우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진동 장군에게는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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