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병률 한국외국어대 사학과 교수는 1922년 1월 열린 모스크바 극동민족대회에 참석한 홍범도 장군(사진 왼쪽)과 최진동 장군(오른쪽)의 사진을 30일 공개했다. 반 교수는 지난해 7월 모스크바 근교의 사진·영상물보관소에서 극동민족대회 개회식 영상을 입수했다. 김규식·여운형·조봉암·홍범도·김단야 등 독립운동 지도자들의 참가 접수증을 발견하고 관련 사진 등을 확보했다. 이 사진 중에서 홍범도 장군과 함께 찍힌 인물이 최진동 장군이라는 사실을 유족의 증언을 통해 확인한 것이다.
최운산(최진동 장군의 동생) 장군의 손녀 최성주 씨는 “이 사진을 미국 하와이에 사는 당고모(최진동 장군의 딸 최경주 씨)에게 보내 ‘아버지가 홍범도 장군과 함께 찍은 이 사진이 어릴 때 집에 걸려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반 교수가 공개한 사진에는 군복을 입은 두 장군이 권총을 차고 차량에 기댄 채 서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왼쪽 홍범도 장군의 모습은 오래전부터 알려졌으나 둘이 함께 찍은 사진은 반 교수가 처음 입수해 공개한 것이다. ‘홍범도 일기’에 따르면 홍 장군은 당시 소련 최고지도자 레닌을 접견하고 권총 한 자루와 금화 100루블, 레닌이 친필 서명한 ‘조선군 대장’ 증명서 등을 선물 받았다.
반 교수는 “홍범도와 함께 있는 인물을 고려인 출신의 볼셰비키 적군(赤軍) 장교로 추정했지만 유족의 증언으로 최진동 장군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홍 장군과 함께 레닌에게서 권총과 군복을 선물 받았다면 그에 버금가는 독립군 대장으로 예우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진동 장군에게는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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