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달력을 넘기는 자동차 업계 종사자들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비장하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치열한 생존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신차에 거는 기대가 크다. 내외관이 확 바뀌어 나오는 전통의 강자부터 새롭게 도전장을 내미는 신차까지 줄줄이 출격을 준비 중이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는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베스트셀링카의 귀환
현대자동차에서는 ‘베스트셀링카의 귀환’이 예상된다. 아반떼, 싼타페, 투싼 등이 새단장해 나온다. 준중형 세단 아반떼는 5년 만에 완전변경을 거친 7세대 모델이 투입된다.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될 예정이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는 2년 만에 부분변경 모델이 나온다. 내년 상반기에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국산 중형 SUV 가운데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엔진이 추가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에는 준중형 SUV 투싼의 4세대 모델이 나온다. 2015년 이후 5년 만에 나오는 신차다. 투싼에도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된다.
기아자동차는 중형 SUV 쏘렌토와 미니밴 카니발 신차가 대기하고 있다. 쏘렌토는 6년 만에 완전변경을 거쳐 나온다. 하이브리드 모델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이 추가될 예정이다. 카니발은 다양한 첨단 기능을 탑재해 하반기에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차체는 더 커지고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의 경계를 허문 일체형 디자인이 적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신차는 준대형 SUV GV80이다. 지난 11월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 작업이 지연되면서 내년으로 미뤄졌다. 차에서 결제할 수 있는 ‘카 페이먼트’ 기능과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 밖에 제네시스는 상반기에 대형 세단 G80을, 하반기에 GV70을 새롭게 단장해 내놓을 예정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6종의 신차를 준비하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신차 투입 계획이다. 내년 1분기에 나오는 XM3가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세단과 SUV의 장점을 겸비한 크로스오버 SUV다. 이 밖에 완전변경을 거친 소형 SUV QM3, 르노의 전기차인 조에, 마스터 등이 판매를 준비 중이다. 한국GM은 준중형 SUV인 트레일블레이저를 내놓을 예정이다.
○신차로 만회 나선 수입차업계
자동차 수요 감소에 타격을 받은 것은 국내 완성차 업체뿐만이 아니다. 수입차 업체들도 비상등이 켜졌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국내 판매량은 21만470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4만255대)보다 10.6% 급감했다. 수입차 업체들도 신차 준비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소형 SUV인 GLB를 투입할 예정이다. 소형 SUV인데도 3열 7인승 시트가 제공돼 실용성이 크다는 평가다. BMW코리아는 부분변경을 거친 5시리즈를 부산 모터쇼에서 세계 처음으로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1·2·4 시리즈 등의 신차를 내놓고 세단 강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아우디에서는 브랜드 최초의 양산 전기차인 e트론이 상륙한다. 최고 출력 355마력,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은 6.6초에 불과하다. 폭스바겐에서는 대형 SUV인 테라몬트와 완전변경을 거친 8세대 골프, 브랜드 첫 양산형 전기차인 ID.3가 주목받는 모델로 꼽힌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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