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일부 주민이 전자파와 오염물질 발생 등을 이유로 건립에 반대했다. 네이버는 “지나친 우려”라며 설득에 나섰지만 통하지 않았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의 데이터센터가 이미 국내 도심에 들어섰다는 설명에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네이버는 용인을 포기하고 다른 지역을 찾았다. 100곳 이상의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사업자가 러브콜을 보냈다. 용인시도 다른 부지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뒤늦은 후회’였다. 네이버는 세종시에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했다.
지역주민의 반대로 산업시설 건립이 무산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LG화학은 2300억원을 들여 전남 나주에 있는 친환경 가소제 공장을 증설하려 했지만, 주민의 반대로 포기했다. 나주시가 일부 주민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1년 넘도록 허가를 내주지 않자 LG화학은 지난해 말 증설 계획을 접었다.
LG CNS는 새만금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스마트 팜’을 조성하려다 철회했다. 농민단체가 자신들의 생존권을 침해한다고 반발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이 삼성전자 경기 평택 반도체공장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2014년부터 추진한 서안성~고덕 송전선로 건설은 지역주민의 반발로 5년 동안이나 표류하다 지난해 가까스로 착공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을 내쫓는 지역이기주의를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을 유치하지 못하면 지자체는 막대한 세수와 일자리 창출 기회를 놓치게 되기 때문이다.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부 지역주민이 반대하면 지자체와 정부, 정치권이 나서서 중재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전혀 못 하고 있다”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산업시설을 짓겠다면 지자체와 정부가 적극적으로 이를 허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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