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카드업계를 흔들었던 주요 이슈들을 되짚어 본다.
◇ 가맹점 수수료 인하…수익 다각화로 선방
올 한해 카드업계를 가장 힘들게 한 이슈 중 하나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였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를 1조원 절감하는 방안을 추진한 뒤, 그 여파가 올해부터 본격 반영됐다. 연 매출 5억∼10억원 구간 가맹점의 평균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2.05%에서 1.4%로 0.65%포인트 떨어지고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1.56%에서 1.1%로 0.46%포인트 낮아졌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수익성 악화가 예고됐지만 비용절감으로 견뎌냈다. 자동차 할부금융, 보험·여행·렌털 등 중개수수료와 같이 비(非) 카드 부문으로 수익원을 다각화한 점도 주효했다.
이에 국내 7개 신용카드사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28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0.03%에 늘었다.
◇ 새 주인 맞이한 롯데카드…향후 카드업계 판도 촉각
끊임없이 매각설에 시달렸던 롯데카드는 드디어 새 주인을 맞이했다. 롯데는 2017년 10월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지난해 말부터 롯데카드에 대한 매각을 진행해 왔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 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롯데카드는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이하 MBK컨소시엄)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롯데그룹이 보유한 롯데카드 지분 79.83%를 MBK컨소시엄에 매각기로 한 것이다. 매각 금액은 1조3810억원이었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 잔여 지분 20%를 보유하면서 협력 관계를 유지한다.
MBK파트너스는 주식매매계약 체결 이후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고 금융당국은 심사 끝에 대주주 변경안을 승인했다. 국내 신용카드사의 대주주가 바뀐 것은 지난 2007년 신한카드가 LG카드를 인수한 이후 12년 만이다.
롯데카드 인수를 위해 MBK파트너스가 우리은행과 손을 잡은 점도 주목할 점이다. MBK가 향후 수익을 실현하기 위해 재매각을 하게되면, 20% 지분을 보유한 우리은행과 그 모회사 우리금융지주가 유력한 잠재 후보로 떠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 선택 아닌 '필수'로 자리잡은 혁신금융 서비스
올해 카드업계는 다양한 혁신금융 서비스를 선보였다. 혁신을 통한 사업 다각화가 수익성을 끌어올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카드사에게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이다. 또 금융당국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되면 관련 규제가 면제 또는 완화될 수 있어 카드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게됐다.
카드사 중에서는 신한카드가 가장 많은 혁신금융 서비스를 선보였다. 신한카드가 내놓은 △개인간 신용카드 송금서비스 △가맹점정보를 활용한 개인사업자 신용평가 서비스 △카드결제 잔액을 모아 자동으로 투자하는 서비스 △얼굴만으로 이뤄지는 생체정보 기반 지급결제 서비스 △신용카드로 월세를 납부하는 서비스 등이 금융당국으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됐다.
특히 지난 10월 1일 출시한 신한카드의 신용카드 기반 송금은 한 달 반만에 송금액 10억원을 넘겼다. 이 서비스는 고객이 모바일 플랫폼인 '신한 페이판(PayFAN)'에서 수취인의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카드 결제를 하면, 수취인의 고유 계정으로 돈이 들어가는 방식이다.
이밖에도 KB국민카드가 내놓은 △개인간 중고물품 거래시 포인트로 결제하는 서비스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등급을 생성해 금융회사 등에 제공하는 서비스 △영세가맹점 매출대금을 결제일 다음 영업일에 포인트로 지급해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서비스가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됐다. BC카드는 △신용카드 기반 소액 송금서비스 △QR코드를 활용한 신용카드 결제서비스가 혁신금융 서비스로 선정됐다.
카드사들은 앞으로도 다양한 혁신 금융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편리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금융 서비스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데이터 3법까지 국회를 통과하면 빅데이터를 활용한 혁신적인 서비스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