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나흘째 黨 전원회의…김정은 "장구한 투쟁 결심"

입력 2019-12-31 16:14   수정 2020-01-01 00:57

북한이 미국의 새로운 셈법을 기다리겠다며 제시한 31일까지 노동당 전원회의를 나흘째 이어갔다. 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전원회의는 2012년 김정은 집권 이후 이번이 여섯 번째다. 지금까지 모두 당일치기 회의를 한 점을 감안하면 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북한 내부적으로 상황이 엄중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회의 사흘째인 지난 30일 7시간 동안 당 중앙위원회 사업정형과 국가건설, 경제발전, 무력건설과 관련한 종합 보고를 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설정한 ‘연말 시한’ 이후 내놓을 ‘새로운 길’이 무엇인지에 대한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김정은은 보고에서 “혁명의 최후 승리를 위해 당은 또다시 간고하고도 장구한 투쟁을 결심했다”고 말해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비핵화 요구에 응하지 않을 뜻임을 내비쳤다.

김정은은 비핵화 협상과 관련있는 대외부문에 대해선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정치외교 및 군사적 대응조치들을 준비하는 데 대해 보고했다”고 북한 매체들은 전했다.

전원회의가 이틀 이상 열린 건 김일성 집권 시기인 1990년 이후 29년 만이다. 북한에서 전원회의가 닷새 동안 열린 건 딱 세 차례였다. 김정은이 전원회의를 전례없이 길게 진행하는 것 역시 대북제재가 유지되는 가운데 미국과의 협상에서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새해 첫날 오전 생방송으로 신년사를 발표해온 점을 감안하면 김정은은 닷새간 이어진 회의 결과를 당 간부들 앞에서 연설하는 방식으로 신년사를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 주석은 1966년에는 신년사 없이 당 기관지 노동신문 사설로 대신했다. 1987년에도 신년사 대신 1986년 12월 30일 한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로 대체한 전례가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신년사에 대해 “지금까지의 회의 내용으로 볼 때 경제집중 노선을 재확인하면서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자립경제와 자위국방, 자주외교를 기조로 한 김정은식 사회주의 강국 선포에 방점을 둘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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